中, EU와도 무역분쟁 조짐...'희토류·기술이전' 새 갈등 축으로

  • EU, 中 전기차·배터리 기술 이전 요구...희토류 통제엔 美와 공조 움직임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EU-중국 정상회담 사진EU·연합뉴스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EU-중국 정상회담. [사진=EU·연합뉴스]


미국과 재차 무역전쟁에 돌입한 중국이 유럽연합(EU)과도 무역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EU가 중국 기업의 유럽 투자 시 기술 이전을 의무화하는 새 규정을 검토하는 데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에 대응해 미국과 공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EU 집행위원회의 마로시 셰프코비치 무역 담당 부위원장이 전날 덴마크에서 열린 EU 통상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은 중국의 투자에 열려 있지만 적절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EU 역외 기업들이 EU 시장에 투자하려면 기술 노하우를 유럽 현지 사업자들에게 이전토록 강제하는 새 규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새 규정에 유럽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할 때와 마찬가지로 EU 시장에서 실질적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국 기업들은 실질적인 기술과 지적 재산을 이전하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세프코비치 부위원장의 견해를 지지하며, EU가 미국과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 강력한 무역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SCMP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앞선 경쟁력을 보이는 전기차·배터리 등 청정기술 분야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EU의 새 규정이 본격화되면 중국의 대유럽 투자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아울러 EU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도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중국은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고,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된 제품은 모두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에 EU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공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라스무센 장관은 "희토류 문제 등에선 미국과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다"며 "미국과 힘을 합쳐 중국이 공정하게 행동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고, 마리아 암파로 로페스 세노빌라 스페인 상무장관은 "EU가 중국에 수출제한 등 어떤 종류의 조치로도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분쟁 요인으로 중국 윙테크의 네덜란드 반도체 자회사 ‘넥스페리아’ 경영권 통제 사건이 떠오르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달 30일 자국 경제안보 위협을 이유로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동결하고 1년간 외부 관리 하에 두는 명령을 내렸다. 윙테크는 지난 13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기업 보고서를 통해 네덜란드 경제부와 현지 법원의 결정으로 넥스페리아가 현재 외부의 관리를 받는 상태라고 확인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네덜란드 외무부에 윙테크의 장쉐정 회장이 '수출규제명단'에 포함돼 있다면서 장 회장의 넥스페리아 경영권 박탈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중국은 이번 사건을 네덜란드와 미국의 합작으로 본다.
 
이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공정) 장비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윙테크는 제조자개발생산(ODM) 국유기업이자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2018년 36억 달러에 넥스페리아를 인수했다. 넥스페리아는 '필립스반도체'의 후신인 'NXP 반도체'의 분사 기업으로, 유럽 자동차 및 가전업계용 칩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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