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나이성에 위치한 롱탄국제공항의 첫 상업 운항 일정이 확정된 가운데 호찌민시 떤선녓공항과 역할 분담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제선의 대부분을 롱탄으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항공사들은 거리·운항 비용·인프라 문제를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베트남 청년신문에 따르면 베트남항공(VNA)은 최근 국토건설부와 민간항공국, 베트남공항공사(ACV)에 두 공항의 운항 분담 방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롱탄은 앞으로 국제선 80%, 국내선 10%를 담당하는 반면 떤선녓은 국제선 20%, 국내선 90%를 맡게 된다. 그러나 VNA는 이 기준이 비행 거리만을 기준으로 정해져 실무적 불합리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베트남항공과 여러 국내 항공사는 에어버스 A321 기종의 프랫앤휘트니(Pratt & Whitney) 엔진 리콜 사태와 부품 공급망 붕괴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겪고 있다. 만약 1000km 이상 노선을 전부 롱탄으로 옮기면 협소동체 항공기 5대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VNA는 이에 따라 초기에는 항공사별로 시장 수요와 운항 자원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거리 기준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호찌민시에서 싱가포르까지는 2시간이면 도착하는 반면 호찌민시에서 롱탄까지 이동하는 데만 최대 2시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비슷한 거리의 태국행 노선은 여전히 떤선녓에서 출발한다. 이처럼 단순한 거리 구분은 승객의 편의성과 항공사 효율성을 모두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응우옌 떳 탄 대학교의 후인 탄 디엔 박사는 장거리 노선은 롱탄으로 우선 이전하고, 아시아 단거리 노선은 점진적으로 이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디엔 박사는 "롱탄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라 대호찌민시권의 새로운 경제 허브로 설계된 인프라"라며 "다만 현 시점에서는 교통망이 제한적이어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학자인 찐 아잉 뚜언 호찌민시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VNA의 유연한 이행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뚜언 교수는 "초기에는 유연성이 불가피하지만 무기한으로 두면 시스템 혼란과 롱탄의 활용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3개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시즌, 즉 18개월 이후에는 1000km 이상 노선을 전면 이전하고, 단거리 노선은 교통부가 주기적으로 재검토하는 방안을 추천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복수공항 체계는 베트남 공항 운영에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하네다공항을 단거리·국내선 중심으로, 나리타공항을 장거리·국제선 중심으로 운영한다. 한국의 경우 김포를 국내를 포함한 도심 공항으로 유지하며, 인천을 주 국제선 허브로 활용한다. 방콕은 수완나품이 국제선 중심, 돈므앙이 국내선과 저가항공 중심으로 나뉜다. 이처럼 각국은 도심 접근성과 외곽 확장성을 조화해 항공 허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롱탄공항은 올해 12월 기술 시험 비행을 거쳐 내년 6월부터 상업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베트남 민간항공국은 관련 정보가 2026년 6월 11일 발효되는 AIP 부록에 포함되어 항공사들의 운항 계획 수립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VNA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혼합 운항하는 구조상 롱탄과 떤선녓을 병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VNA는 외국 항공사는 국제선을 즉시 롱탄으로 이전하고, 국내 항공사 중 광동체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는 전 노선을 롱탄에서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아울러 협소동체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는 슬롯 상황에 따라 양 공항을 병행하도록 하는 절충안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롱탄 이전을 단순한 공항 재배치가 아니라 도시 구조와 물류망의 전면적 재편 과정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기적 목표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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