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양국 통상 분야 고위급이 협의해 온 관세 협상 합의에 이르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과 관련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경제 분야 협력, 한·미 동맹 현대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양국이 관세 15%를 타결하면서 합의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한 세부 내용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하지만 인위적인 목표 시한을 두고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금융 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방송된 미국 CNN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3500억 달러 선불 투자 방식을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동맹이고, 우리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해서는 양국이 지난주까지도 세부 내용 합의를 위해 의견을 교환했지만, 일부에서는 아직 이견이 남아 있는 상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안보 분야는 양해가 돼 있고, 관세 분야는 협상이 늦어서 그런 상태에 가지는 못했다"고 양국 관세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또 "만약 관세 분야 협상이 잘 안 될 경우 미측이 어떤 것을 선호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종전 입장대로라면 미측은 한 번에 (발표)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따로 해도 좋고, 미국이 한 번에 해야 한다면 그것을 고려할 생각이 있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함께 미국 워싱턴D.C.에서 후속 논의를 한 후 같은 날 귀국하면서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PEC 계기 타결을 기대한다면 갈 길이 멀다"면서 "협상이라는 것이 막판에 급진전되기도 하기 때문에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진행된 것에 이어 2달여 만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선업을 포함한 미국의 제조업 분야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APEC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유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도 열 계획이다. 시 주석도 한국을 국빈 방한한다. 또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APEC 의장직을 인계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APEC 기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 등 APEC 회원국 정상은 물론 칼리드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 등 파트너 국가 정상과도 방산, 인프라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위 실장은 "우리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역내 최대 다자 플랫폼으로서 APEC의 적실성을 강화하고, 아·태 국가 간의 상호 유대와 협력 의지를 복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APEC 회원 경제체 간 다양한 입장의 중재를 통해 타협안을 만들고 정상 간 의미 있는 합의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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