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 전략을 취했다. 3분기에 손실을 최대한 반영하고 새 수장과 함께 4분기부터 경영 쇄신에 나선다.
새 최고경영자(CEO)로 판사 출신인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선임하며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며 대관·법무 이슈 대응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SKT는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손실 522억원, 당기순손실 206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66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1% 감소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3조9781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으로 매출은 12.23%, 영업이익은 90.92%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667억원에 달했다.
대규모 유심 해킹 사고와 이에 따른 과징금 및 고객 감사 패키지가 재무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T는 8월부터 고객에게 통신요금 5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티멤버십 혜택도 강화했지만 이로 인해 이동통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77억원 감소했다. 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1348억원 규모 과징금도 3분기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되며 적자 전환을 초래했다.
2000년 1분기 이후 처음 맞은 분기 적자에 따라 SKT는 올해 3분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례 없는 재무 악화로 3분기 배당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4분기 배당도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KT는 2021년 분기배당을 도입한 후 한 번도 중단 없이 주주환원을 실시했으나 이번 3분기 배당 미지급으로 올해 DPS(주당배당금)는 2710원 이하로 떨어졌다.
4분기 배당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하며 김 CFO는 “연간 실적과 현금 흐름 집계 후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매출을 통해 배당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결 순이익의 50% 배당 공시가 조정 순이익 기준인지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책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해석되면 분기별 배당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예측 가능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SKT가 ‘빅배스’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본다. 김 CFO는 “고객 감사 패키지가 연말까지 이어져 4분기에도 이동통신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3분기 대비 악화 폭은 감소할 것”이라며 “2026년에는 실적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SKT는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임명했다. 정 CEO는 SKT 최초로 법조인 출신 수장이며 대관 역량 강화와 리스크 관리에 목적을 둔 인사로 평가된다. 판사 출신인 그는 사법연수원 29기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2020년 SKT에 입사해 법무2그룹 그룹장, 뉴 비즈법무그룹장 등을 지낸 뒤 2023년 12월 대외협력담당 사장으로 임명됐다.
업계 관계자는 “SKT는 해킹 사고 이후 대관 업무에 집중하면서 위험 요인을 해결하는 데 힘쓰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정재헌 사장이 컴플라이언스 역량 강화와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를 통해 고객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전 대표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체 AI 확산 전략을 총괄하며, 2021년 11월 SK텔레콤 대표로 선임돼 지난해 3월 임기 3년인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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