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합의 뒤 대중 군사 견제 강화…남중국해 감시망·필리핀 TF 신설

  • 美국방 "중국의 남중국해 불안 행위 더 심해져"

  • 미·중, '우발충돌 방지' 위한 군 채널 구축 합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이 중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한 직후에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함께 공중·수중 무인기(드론)를 활용한 해양 감시 시스템을 공동 구축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는 등 군사적 경계 태세를 강화하며 대중(對中) 견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남중국해를 불안정하게 하는 중국의 행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행동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은) 선박에 물대포를 들이받고 발사한다"면서 "여러분의 주권 수역과 남중국해 전역에서 발생하는 위협·괴롭힘·불법 행위의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광범위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공중·수중 무인기 등을 활용한 해양 감시 시스템 공동 구축을 동남아 각국에 제안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동 대응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는 해상 행동을 감시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포함된다"면서 "침략과 도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누구든 그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역량을 동맹국·파트너 국가들과 공유하고 싶다"면서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아세안에 남중국해 충돌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남중국해 행동강령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미군은 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에 맞서 필리핀을 지원하기 위한 '필리핀 TF'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회담 후 "오늘 여러분과 함께 필리핀 태스크포스를 공식 발표한다. 이는 우리 협력의 또 다른 단계가 될 것"이라면서 "(양국 간)상호운용성, 훈련, 비상사태 대비 태세를 강화해 남중국해에서 위기나 침략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억지력을 재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군은 성명에서 필리핀 TF가 1성 장군 또는 장성급 장교가 지휘하는 약 60명 규모로 구성돼, 양국 공조의 효율성을 높이고 작전·훈련 실행을 개선하며 인도적 지원 및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필리핀 TF는 전투 병력 파견이나 공격 작전, 영구적인 군사기지 설치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향후 2년간 방위 협력 관계를 현대화하고 주요 방위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동맹 준비 행동계획'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남중국해, 특히 최근 스카버러 암초에서 중국의 강압 행위에 대해 우려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그는 엑스(옛 트위터)에서도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억지력을 재확립하고 동맹을 발전시키기 위해 끈질기게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군 당국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대화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엑스에 올린 다른 게시글에서 둥쥔 중국 국방부장과의 최근 대화를 소개하며 "둥 부장과 나는 충돌을 방지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군 대 군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난 방금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는데 우리는 미·중 관계가 지금보다 좋은 적이 없었다는 데 동의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이후 자기도 말레이시아에서 둥 부장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회담"을 했으며 전날 밤에도 둥 부장과 대화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핵실험 재개를 시사하며 군사적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 미국이 곧 지하 핵실험을 재개하냐는 질문에 "여러분은 매우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과 러시아의 핵 능력에 경계감을 표하며 미국도 핵무기 시험을 재개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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