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첨단가전·HBM까지...삼성, 위기 때마다 신기술로 반등

  • 2014~2016 갤럭시 성능 개선에 연구 총력

  • 코로나 시대, TV 등 가전 신제품 주력

  • HBM4 기술 고도화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 집중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팹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팹 [사진=삼성전자]

올해 사상 최대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 중인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 확보 의지가 재조명받고 있다. 연간 R&D 투자액이 40조원에 육박해 전체 영업이익을 웃돌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위기 때마다 신기술 개발에 더욱 몰두하며 반등 모멘텀을 스스로 마련해 왔다. 

10일 아주경제가 최근 10년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4~2016년 R&D 성과는 갤럭시 스마트폰 분야에 집중돼 있다. 특히 2014년 출시된 '갤럭시S4'는 신의 한 수로 불리는 대표적 연구 실적이다. 직전 모델에 비해 하드웨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세계 최초 옥타코어 칩인 '엑시노트5 옥타'를 개발·탑재하며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덕분에 스마트폰의 절전모드 자동 전환이 가능해지고 동영상 재생 시 배터리 소모도 줄였다. 이런 강점을 앞세워 갤럭시S4는 출시 한 달 만에 세계 60개국에서 2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연계 상품 개발도 동시다발로 이뤄졌다. 10인치 이상 화면인 갤럭시 태블릿PC를 비롯해 갤럭시 워치, 이어폰 등 각종 웨어러블 기기 개발로 갤럭시 생태계는 더욱 풍성해졌다. 2020년대 들어 폴더블폰에 이어 세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까지 이어지는 갤럭시 브랜드 경쟁력은 최근 수년간 반도체 부진에 속앓이를 하는 와중에도 삼성전자 실적을 방어하는 버팀목이었다. 
 
실적과 별개로 반도체 분야 R&D 투자 역시 꾸준히 확대됐다. 2016년 세계 최초로 HPC용 4GB 2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2)와 10나노급 8Gb DDR4 D램 개발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만 기대지 않고 초고용량·초고성능 D램 라인업 확대를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향후 DDR5, LPDDR5, HBM3, GDDR6 등 차세대 D램 개발 체제를 갖추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치자 삼성전자는 TV, 에어컨 등 가전 부문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충했다. 통상 향후 2~3년을 내다보고 제품 발굴에 나서는 일반적인 R&D 프로세스와 달리 '속도전'을 통해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시장에 내놓은 게 특징이다.
 
2020~2022년 R&D 세부 실적을 보면 80% 가까이가 TV 제품 개발에 쏠려 있다. QLED 4K TV, Neo QLED 4K 등이 7개 사이즈별로 나뉘어 매해 출시됐다. 2022년 말미엔 QLED TV 화질이 1년 만에 8K로 상향된 제품도 출시됐다. 고성능 OLED TV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LG전자와 양분하는 구도를 구축했다. 

이 밖에 슈드레서, 인공지능(AI) 세탁기, 큐브 냉장고 등 기존 생활가전 제품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들이 발 빠르게 시장으로 쏟아졌다. 2021년 4분기에는 가전 매출 15조3500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AI 뉴 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기술 투자는 메모리 사업으로 집결되고 있다. 지난해 36GB HBM3E 12H D램을 개발하면서 현재 HBM4 샘플 성능 보강에 한창이다. 2023년 연구에 돌입한 GDDR7 D램은 올해 초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며 핵심 공급사인 엔비디아 납품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연구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3나노급 공정을 기반으로 연내 2나노 공정 수율을 60%까지 끌어올려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좁히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6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팹에서 2나노 공정을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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