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약 시장 재편…K제약·바이오, 기회 선점 '분주'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기반의 위고비, 마운자로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위장관 부작용과 장기간에 걸친 주사 투여 여에 대한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투여 간격은 줄이거나 복용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제형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최근 약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들여 비만약 스타트업 멧세라를 인수했다.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가 인수 경합을 펼친 멧세라는 한 달에 한 번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MET-097i'를 개발 중이다.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화이자가 장기 지속형 후보물질 확보에 나선 것은 향후 시장 경쟁이 편의성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투여 편의성을 높인 경구용 GLP-1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비만 치료의 특성상 집에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제가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고용량 버전,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저분자 GLP-1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은 제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입증하며 상용화에 근접했다.

국내 기업들도 비만약의 제형 전환 흐름에 보폭을 맞추고 있다. 펩타이드 약물을 먹는 약으로 만드는 경구 투여 기술 플랫폼 '오랄링크'를 보유한 디앤디파마텍이 대표적이다. 최근 공개한 경구용 비만약 후보물질 'MET-GGo'는 약동학시험 결과 반감기가 약 101시간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GLP-1 계열 펩타이드 중 가장 길었다. 

일동제약의 'ID110521156'은 소분자 화합물 기반의 경구용 합성 신약 후보물질로, 제1상 임상시험에서 4주간 최대 13.8%의 체중 감량을 보였다. 기존 치료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위장관 장애, 간독성 문제 등 측면에서 안정성을 확인했다. 

한미약품은 비만 신약 'H.O.P' 프로젝트로 6개 영역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구축했다. 지방 감량과 근육 기능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HM17321'과 경구 제형 'HM101460'이 기대를 모은다. 지난 9월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처음 공개된 HM101460은 전임상 결과, 지속적인 약효 발현 가능성을 높이는 G-단백질 편향 활성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특성상 제형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편의성과 지속성을 얼마나 높이느냐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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