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자동차" 현실로…플라잉카 도입 놓고 미·중 속도전

  • 미국 알레프· 중국 샤오펑 플라잉카 인도 임박

알레프 플라잉카 저고도 비행 시험사진알레프 홈페이지
알레프 에어로노틱스 플라잉카 저고도 비행 시험 이미지.[사진=알레프 홈페이지]
미국과 중국 완성차 업계가 '바퀴 달린 플라잉카' 상용화를 두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는 이달 초 "플라잉카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중국 샤오펑 에어로 왕담 부사장은 "내년 중동에서 첫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 공언하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에서는 빠르면 올해 또는 내년 초 세계 첫 플라잉카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다. 가장 앞선 기업은 올해 초 플라잉카 시범 비행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알레프 에어로노틱스다. 에어로노틱스 플라잉카 '모델 A'는 100% 전기로 움직이며 지상 주행 320㎞, 비행거리 180㎞ 성능을 갖췄다. 8개의 프로펠러와 전기 모터를 통해 하늘을 나는 구조로 알려졌다. 30만달러(4억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에도 올해 말 일부 구매자에게 납품이 예정돼 있다. 캘리포니아 하프문베이 등 일부 공항과 협약을 맺어 운용 허가까지 확보했다.

미국이 기술력과 제도적 기반을 갖추며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면 중국은 양산 체제를 기반으로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샤오펑 자회사 샤오펑 에어로HT는 중국 광둥성에 플라잉카 전용 공장을 완공하고 이달 초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생산 규모는 연간 1만대 규모이며 중동 등에서 선 주문받은 5000대를 내년부터 인도할 계획이다. 왕담 샤오펑 에어로 부사장은 지난달 대구미래모빌리티에서 열린 주재 발표에서 6륜 차량에 2인승 eVTOL이 결합한 분리형 플라잉카 X2를 공개한 바 있다. 테슬라는 플라잉카 출시 의지만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델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플라잉카는 전기차와 도심형 드론을 결합한 형태로 평가된다. 상용화의 핵심은 배터리 경량화, 비행 제어 시스템, 자율 비행 알고리즘 완성도다. 글로벌 업계는 이미 핵심 기술 확보에 들어갔다. 지케이엔 에어로스페이스는 경량 기체 구조와 전기 배선 시스템을 공급하고, 움브라그룹은 액추에이터와 모터 제어 장치를 제공하며 글로벌 플라잉카 제작사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플라잉카 시장 규모를 2030년 3000억달러, 2040년 1조달러 이상으로 전망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 자회사 슈퍼널이 도심 항공 교통(UAM)과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하는 'S-A2'를 개발 중이며, 2028년 상용 운항을 목표로 한다. 대한항공은 현대차, KT 등과 함께 이달 초 인천 아라뱃길에서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 챌린지 2단계 실증을 마쳤다.

업계는 글로벌 플라잉카 시장이 초기 진입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교수는 "당장 내년에 기체를 판매한다고 해도 사람이 직접 탑승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초기에는 화물 운송 등 제한된 용도부터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라잉카 산업은 비행 안전성은 물론 공중 통신·관제·정비·버티포트와 같은 제도적 준비 기간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자동차보다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