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관세 타결 직전 "선의 기반으로 후대 영향 미치는 결정할 수 없어"

  • 김용범, 유튜브 채널서 한·미 관세 협상 과정 뒷이야기 소개

  • 연간 투자 상한 대해 "깔끔하게 200억불 아니면 못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경기 파주시 라이브러리스테이 지지향에서 열린 '경기 북부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세부 내용 논의 중 우리의 요구 사항이었던 연간 투자 상한 200억달러를 설정하는 과정에 이재명 대통령의 단호한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9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로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의 후일담을 전했다. 

우선 김용범 실장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닷새 전인 지난달 24일 미국에서 협상을 벌이고 돌아온 상황에 대해 "가장 우리가 신경 쓴 것은 매년 200억불을 넘을 수 없다는 표현이었는데, 당시에는 200억불보다 조금 더 위였다"며 "무박 3일 갈 때까지는 깔끔하게는 못 얻었고, 우리 내심으로는 200억불을 실질적으로 넘지 않을 것이라는 표현을 얻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협상 결과를 수용했다가 사흘 정도 후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깔끔하게 200억불이 아니면 못 하겠다. 선의를 기반으로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할 수는 없다"면서 표현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상회담 당일인 그달 29일 "APEC은 APEC대로 잘 치르고, 협상은 계속 이어가자"면서 연간 투자 상한에 대한 우리 측 의견을 전달했다. 미국 측은 "200억불을 확정하면 충분한가"라고 답했다. 이에 대화는 급물살을 탔고, 정상회담 전날까지 기미가 보이지 않던 협상은 당일에서야 타결됐다.

김 실장은 "제일 중요한 것이 연간 한도였기 때문에 물꼬가 트인 것"이라며 "3~4일 전에 했던 '우리가 감내 가능한 안'이라는 것과 비슷하게 됐다. 마지막에는 1시간 내에 다 마무리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5대 5 부분은 우리는 그보다 더 다른 조건이 있었지만, 그건 못 얻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양국이 합의해 발표한 조인트 팩트 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보면 양국은 1500억달러의 조선업 협력 투자와 전략적 투자 MOU(양해각서)에 따른 2000억달러의 투자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 직접 투자와 관련해서는 양국은 연간 200억달러의 자금 조달액 상한을 설정했다. 또 원리금 상환 전까지 양국이 각각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기로 하고, 약정 기간인 20년 이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수익 비율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실장은 "앞으로도 몇 고비 굽이굽이가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개운함보다 역사의 한고비는 넘었고, 갈 길이 멀다"며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대통령실 내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우리 대통령과 강훈식 실장의 역할을 보면서 정치인의 영역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며 "도저히 행정가들이 대체할 수 없는 종합 판단과 결정을 하고 담대함도 있다.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상황을 간결하게 판단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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