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년 전 출시된 이전 세대 칩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간 기술 갈등 속에서 일부 규제 조정에 나서는 초기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H200의 대중국 판매 금지 조항을 수정하는 정책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며, 논의 결과에 따라 실제 수출 허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H200은 2023년 출시된 제품으로 이전 모델인 H100보다 고대역폭메모리가 늘어나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개선됐다. 현재 중국 판매가 허용된 H20보다 약 두 배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B200보다는 뒤처지는 성능이다.
이번 검토는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기술 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나온 조치다. 로이터는 이를 "중국에 대해 한층 우호적인 접근을 시사하는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현행 규제상 중국에 경쟁력 있는 AI 데이터센터용 칩을 공급할 수 없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해외 경쟁사에 넘기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규제 강화를 경고했으나 대부분 철회했고, H20도 올해 초 판매가 금지됐지만 곧 해제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하며 백악관 국빈 만찬에 초대하는 등 한층 가까워진 행보를 이어 왔다. 이는 미국 내 AI·반도체 산업을 자국 내 '전략 자산'으로 다루는 동시에 기업들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는 행보라는 평가다.
그러나 중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엔비디아 칩을 사실상 보이콧하면서 현재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0'인 가운데 H200에 대해서는 수입을 용인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미국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의 휴메인, UAE의 G42에 엔비디아 차세대 '블랙웰' 칩 최대 7000개 분량의 선적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는 규제를 유지하면서도 중동 시장에는 첨단 칩을 허용하는 '선별적 완화' 전략이 병행되는 모습이다.
다만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 저사양 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던 블랙웰 기반 칩 B30은 이번 수출 허용 논의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진보연구소(IFP)에 따르면 B30은 H20보다 성능이 12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저사양 제품이라도 최신형 칩에 대해서는 수출통제를 유지하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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