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인터뷰 논란으로 '설상가상'의 위기에 몰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예고하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전반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털어 놓았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며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시각으로 행동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 방식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내부 이견이 상당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집권 2기 출범 첫날에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가담자 사면을 집행했는데 이와 관련해 '선별적 사면'을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과정에서 미국인 자녀를 둔 여성이 강제 추방된 사례에 대해서도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 그 점에 관해선 대통령이 틀렸다"고 선을 그었다.
경제·외교 정책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공개됐다. 와일스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이라 명명한 상호관세 발표를 두고 "관세가 좋은 정책인지에 대해 엄청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며 발표 강행에 대해 "예상보다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는) 마두로가 항복할 때까지 계속 배를 격침하고 싶어 한다"고 전해 마약 차단 명분과 달리 정권 축출 의도가 있음을 시사했다.
와일스 실장은 행정부 고위인사들을 직설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JD 밴스 부통령을 두고는 "10년간 음모론자였다"고 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케타민 중독자라고 언급하며 "천재들이 그렇듯 이상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극도로 경계심 없는 인터뷰", CNN은 "이례적으로 솔직한 인터뷰"라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스 실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전폭적인 신뢰를 표명해 왔기에 이번 인터뷰로 인해 더욱 논란이 확산됐다. 와일스 실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부정직하게 꾸며진 악의적 기사"라며 이례적으로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중요한 맥락이 무시됐고, 우리 팀과 대통령에 대해 나와 다른 사람들이 했던 말의 상당 부분이 기사에서 빠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일제히 옹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에 "나는 '만약 내가 술을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자주 말해 왔다"며 "그녀(와일스)는 정말 훌륭하다"며 여전한 신뢰를 표명했다. 밴스 부통령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공개적으로 와일스를 감쌌다.
다만 백악관 내부에서는 당혹감도 감지된다. 미 NBC 방송은 이날 백악관이 와일스 비서실장의 인터뷰로 인한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내부 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관리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사람들을 믿지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각종 위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12~14일 미국 성인 1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공개한 조사 결과(표본오차 ±3%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9%로 집권 2기 출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경제 분야 지지율은 33%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생활물가 분야 지지율은 27%에 그쳤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고 승리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수준으로 정책 당국이 선호하는 2%를 웃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 진영 내부에서도 약화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NBC 뉴스가 서베이몽키에 의뢰해 미국 성인 2만2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자신을 '마가 공화당원'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매우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70%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4월 조사 때의 78%보다 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이러한 흐름을 두고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장악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초기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나는 내일(17일) 동부시간 오후 9시에 백악관에서 생중계로 대국민 연설을 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레빗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및 경제 정책 등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며 "향후 정책을 살짝 예고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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