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단협은 잠잠할까…'실적 악화' 은행계 카드사 협상 시작

  • 업황 부진·상생금융 압박…올해는 '조용한 합의' 가능↑

  • 희망퇴직·조직 슬림화 후폭풍 우려…잠재적 갈등 요인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국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노조가 잇따라 임금·단체교섭(임단협) 교섭에 돌입하고 있다. 업황 침체와 상생금융 압박 등 대외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된 만큼 올해 협상에서는 노조 측 요구 강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 노조는 이달 17일부터 본격적인 임단협 교섭 절차를 시작했다. 국민카드 노조 관계자는 “올해 요구안은 전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의 지난해 임금인상률은 2.8%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카드 노조는 상반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 직후 8월 말 이례적으로 일찍 협상에 착수했다. 하나카드는 노조위원장 선거가 마무리되는 대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며 우리카드 역시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열 예정이다.

업계는 올해 협상이 큰 잡음 없이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박 등 구조적 비용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상생금융 요구까지 더해지며 노조가 공격적인 요구를 내놓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카드사 실적은 일제히 후퇴했다.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 등 6개 카드사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57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으며 누적 순이익도 1조6893억원으로 16% 줄었다.

그럼에도 카드사 노조와 사측 간 갈등 가능성을 배제하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임단협에서 국민카드 노조는 KB금융지주와 타 계열사 눈치를 본 사측이 은행이 합의한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상률과 최소 성과급만 제시했다며 약 50일간 사내 농성을 이어갔다. 이후 올해 1월 중순 가까스로 합의에 도달했다. 이러한 경험이 올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카드사의 인건비 구조조정도 뇌관으로 거론된다. 다수 카드사가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확대와 조직 슬림화 등 비용 절감 기조를 이어오면서 노조 측 반발이 누적된 상태다. 지난 임단협에서도 노조는 “경영상 어려움을 직원에게 전가한다”고 반발한 바 있어 올해 역시 비슷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상반기 희망퇴직 이후 가장 먼저 협상에 돌입한 신한카드는 교섭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상생 기조와 실적 하락 압박이 겹쳐 공격적인 인상안을 내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지난해처럼 장기화 국면으로 번질지, 조기 타결로 이어질지는 각사 교섭 분위기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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