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부회장이 주도한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ENP 합병을 놓고 코오롱ENP 구성원과 소액주주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자생력을 갖춘 자회사(코오롱ENP)를 모회사 실적 개선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내년 4월 합병 전까지 반발을 가라앉히는 게 이 부회장과 경영진의 숙제가 됐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인 코오롱ENP와 합병하는 안을 의결했다. 코오롱ENP 자산과 부채는 모회사 코오롱인더스트리로 승계되고 코오롱ENP 주주에게는 코오롱인더스트리 1주당 코오롱ENP 0.1919531주 비율로 신주를 배정한다.
주주 간 이견으로 합병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상장사들과 달리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ENP 합병은 큰 문제 없이 성사될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보유한 코오롱ENP 지분이 66.68%에 달해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무난히 충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코오롱ENP 주주들은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는 시점에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지분 가치 비율을 약 5대 1로 산정한 것에 불만을 드러낸다. 코오롱ENP 주가가 고점이던 3년 전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최대 4대 1 비율로 합병을 추진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코오롱ENP 직원들 사이에도 반발 기류가 감지된다. 지속해서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기업을 모회사 실적 개선을 위해 합병하고 직원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코오롱ENP는 중국발 석화 공급 과잉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 4862억원, 영업이익 398억원 등 준수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결 영업이익에서 코오롱ENP 비중은 24% 수준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석화 전문 기업이 되려면 이런 난관을 넘어야 한다. 업계에선 오는 2월 13일 열리는 양사 임시 주총을 앞두고 이 부회장과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대표가 직접 스페셜티 사업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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