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트라이폴드폰] 삼성 '초격차'·中 추격에 애플도 참전… 폴더블폰 글로벌 경쟁 가속
이효정 기자입력 2025-1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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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시장 선점 치열
애플, 내년 9월 '주름 없는 폰' 예고
주력 판매지역, 아시아서 북미까지
삼성, 기술 리더십 유지가 관건
2일 서울 삼성 강남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Z 트라이폴드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Z 트라이폴드가 공개됐다. [사진=삼성전자]
폴더블폰 시장을 놓고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증명하기 위해 두 번 접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내놨다. '폴더블 원조' 기업으로 스마트폰 폼팩터 혁신의 정점을 찍으며 폴더블 대중화의 포문을 열겠다는 각오다.
한·미·중 모바일 폼팩터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화웨이가 트라이폴드폰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가세하면서 차세대 기기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는 2일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공식 출시를 알렸다. 한·중 간 폴더블폰 시장 쟁탈전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애플까지 참전할 경우 주력 판매 지역도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북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277억9000만 달러(약 40조8400억원)였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2030년 740억2000만 달러(약 108조78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참가하고 삼성도 라인업을 2개에서 3개로 늘리는 점을 반영하면 성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거세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은 화웨이는 지난 9월 10.2인치 OLED 화면을 탑재한 3단 접이 스마트폰 신작 '메이트XTs'를 선보였다. 안팎으로 모두 접히는 구조가 특징으로 3분할 멀티뷰 UI, 5000mAh대 대용량 배터리, 10.2인치 3K 해상도, 16GB 램, 최대 1TB 저장 공간 등 스펙을 갖췄다.
다만 화웨이의 첫 트라이폴드폰인 '메이트 XT'의 경우 사전 예약 물량 650만대 중 실제 판매된 건 1%에도 못 미치는 2만대에 불과했다. 출시 직후 화면 파손 사례가 잇따르면서 내구성과 완성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탓이다.
트라이폴드폰은 여전히 실험적인 폼팩터라 제품의 완성도와 시장 수용성 등에 대한 검증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어느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할지도 안갯속이라는 의미다.
폴더블폰 지각생 애플은 내년 9월 첫 '접는 아이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엔지니어링 검증(EVT) 단계에 진입하며 양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돼 온 디스플레이 굴곡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름 없는' 폴더블폰 탄생을 예고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판매량도 고무적이다. 푸본 리서치는 폴더블 아이폰이 540만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갤럭시Z폴드7·플립7이 지난 8월 기준 총 307만대 판매된 점을 고려하면 기대가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이폰 17 시리즈가 출시 첫 달에 전년 대비 22% 이상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초기 수요를 보였다"면서 "내년 출시가 예고된 폴더블폰 역시 높은 가격에도 흥행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결국 폴더블폰 원조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한 필요 조건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이날 트라이폴드폰 출시 간담회에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신기술을 먼저 경험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스페셜 에디션 성격"이라며 "폴더블 시장이 훨씬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들어온다는 것은 시장 확대를 의미한다"며 "삼성이 오랜 기간 폴더블을 만들어낸 역량이 있기 때문에 시장을 계속 선도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