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1년, 여야 메시지 분출...정국 긴장 속 野 '사과·정당성' 이중 메시지

국민의힘 내부는 책임·단절·반박 목소리 혼재

민주당은 일관된 '내란 단절' 강조..."12·3 기념일 지정 당론"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여야 전·현직 지도부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정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세력 청산'과 '빛의 혁명'을 전면에 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지도부·초선·원외 인사들이 각각 다른 톤의 메시지를 내놓아 혼선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비상계엄 1년, 여야 간 대립 구도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계엄의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의회폭거에)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계엄의 발생을 막지 못한 데에 국민의힘 107명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치적 반대파를 '내란범'으로 낙인찍는 내란몰이 공포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계엄 책임론의 화살을 다시 여권으로 돌렸다. 두 지도부 모두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보다는 정치적 수세를 벗어나기 위한 방어적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와 다른 목소리도 나왔다. 초·재선 의원 25명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계엄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장·송 지도부보다 수위 높은 사과를 내놨다. 이들은 비상계엄을 "반헌법적 조치"라고 규정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계엄 주도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부 노선 차이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송석준,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도 별도의 메시지를 내놨다.

원외 인사들도 메시지를 내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여당 대표로서 계엄을 예방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사과한다"고 했지만 민주당의 탄핵과 입법 폭주를 직격했다. 과거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상계엄 잔당을 정리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영원히 내란 프레임에서 못 벗어난다"고 공개 저격했다. 

반면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을 '내란 세력 단절'의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일관된 메시지를 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를 봉쇄한 계엄의 밤,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은 우리 국민"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할 수 있었던 것도 민주주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있어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12월 3일을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지정하는 것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