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은 오는 24일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브 크리에이터 추성훈과 함께 국산 재료로 만든 일본식 사케 ‘아키그린’을 출시한다. 추성훈이 아키그린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업계가 연예인·스포츠 스타와의 협업을 통해 ‘단독 주류’ 출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명인의 취향과 스토리를 담은 협업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의 감성과 발길을 사로잡고, 나아가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주류 소비가 늘어나는 연말을 맞아 ‘스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24일 격투기 선수 출신 유튜브 크리에이터 추성훈과 함께 국산 재료로 만든 일본식 사케 ‘아키그린’을 출시한다.
추성훈 본인이 평소 즐겨 마시는 ‘교토맛차슈(교토말차와 유자맛이 섞인 사케의 한 종류)’에 영감을 받아 기획부터 제작, 홍보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브랜드명도 추성훈의 일본 이름인 ‘아키야마’에서 따와 ‘아키’로 정했다.
세븐일레븐은 유명인과의 협업 주류에 대한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인 신동엽과 함께 맥주·위스키를 내놓으며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했다. 같은 해 와인 애호가인 배우 하정우와도 와인 제품을 출시하며 100만병 이상 판매했다.
최근 사케 수요가 급성장하는 점도 아키그린 출시 배경 중 하나다. 사케 수입량은 2021년 3109t에서 매해 성장을 지속하며 올해 6000t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사케 매출이 지난해 30%에 이어 올해(1월~12월 12일) 60%까지 신장됐다.
세븐일레븐은 스포츠 스타와의 협업을 통해 내놓은 제품 프로모션도 한창이다. 세븐일레븐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출시한 맥주 ‘샌프란시스코 스팀라거’를 이달 말까지 4개 4000원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7월부터 삼각김밥, 햄버거, 베이커리 등 이정후와 협업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의 GS25는 가수 지드래곤과 협업한 맥주를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GS25는 지난 11일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일본의 명문 양조장 ‘히타치노네스트’가 협업해 만든 ‘데이지에일’을 단독 출시했다.
지난달 ‘우리동네GS’ 애플리케이션(앱) 와인25에서 진행한 사전예약 판매에서 준비된 888세트가 매일 1분 만에 매진됐다. 사흘간 2664세트, 총 1만6000개가 완판됐다. 이어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청와공간점, DX LAB점, 부산광장점에서 ‘데이지에일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팝업스토어가 열린 6일 동안 3개 매장 ‘맥주’ 카테고리 매출은 직전일 대비 13배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는 최대 298.8% 증가했다.
BGF리테일의 CU는 배우 안소희와 손잡고 프리미엄 뉴질랜드 와인 ‘쉬머’ 2종을 지난 8월 단독 출시했는데 이달 14일까지 4만여병이 판매됐다. 자체 커머스앱 포켓CU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한정수량으로 쉬머 홈파티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해당 패키지에는 와인 커버, 꼬마 전구, 플라스틱 잔, 마커가 들어가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쉽고 즐겁게 와인을 접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주류 라인업도 지속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는 지난 11일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일본의 명문 양조장 ‘히타치노네스트’가 협업해 만든 ‘데이지에일’을 단독 출시했다. 지드래곤이 데이지에일을 마시고 있다. [사진=GS25]
MZ세대, 누가 어떻게 만들었나 관심
편의점들이 유명인 협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 트렌드가 자리한다. 핵심 고객층인 20·30세대는 단순한 가격적인 이득보다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과 이야기에 가치를 두는 세대다. 누가 참여했는지, 어떤 스토리를 담고 있는지가 구매의 재미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편의점 간 상품 구색이 비슷해지는 상황에서 특정 편의점에서만 살 수 있는 단독 주류는 고객을 점포로 유인하는 강력한 미끼 상품이 된다.
또 좋아하는 스타의 취향을 따라 소비하는 이른바 ‘모방 소비’ 성향이 강한 MZ(1980년~2000년대 초 출생 세대)를 공략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홍보 모델을 넘어 스타가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덧붙여질수록 팬덤의 소구력이 커지고, 이는 객단가 상승과 고객 충성도 강화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유명인 협업 상품은 부담도 크다. 모델료와 제작비, 로열티 등 고정비가 높아지고 수요 예측이 빗나갈 경우 재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실제 섭외 비용만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셀럽의 이미지 훼손이나 논란이 불거질 경우 계약 해지와 함께 광고·유통이 중단되면서 제품 회수나 폐기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맥주가 주류였으나, 최근에는 ‘박재범 소주’ 성공 이후 스토리가 있는 프리미엄 주류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며 “내수 침체기에도 지갑을 여는 팬덤을 겨냥한 스타 협업 주류 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의 CU는 지난 8월 배우 안소희와 손잡고 프리미엄 뉴질랜드 와인 ‘쉬머’ 2종을 내놨다. [사진=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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