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점 철도'서 참사...멕시코 여객열차 탈선에 100여명 사상

파나마운하 대안 노선에 제동...올해 韓자동차 시험 물류도 영향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열차 탈선 현장 [사진=AFP·연합뉴스]

멕시코 정부가 국가 핵심 인프라로 추진해 온 철도 노선에서 대형 탈선 사고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98명이 다쳤다. 파나마운하 대체 물류 루트로 주목받던 프로젝트의 안전성 논란도 불가피해졌다.

멕시코 해군(SEMAR)은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우안테펙 지협을 통과하는 철도 Z노선에서 열차가 선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탑승자 지원과 복구를 위해 현지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241명과 승무원 9명 등 총 250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오악사카(와하까) 주(州) 살리나크루스를 출발해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로 향하던 중 오악사카 니산다 마을 인근에서 선로를 이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탈선한 객차에서 승객들이 빠져나와 대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사고 직후에는 부상자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당국의 추가 확인 결과 사상자 규모는 1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멕시코 해군은 이날 오후 6시께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유감스럽게도 13명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부상자는 98명으로 파악됐으며, 이중 36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엑스를 통해 "내무부와 해군에 유족을 살피도록 지시했다"며 사고 수습 중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테우안테펙 지협 횡단 열차(ICCT)는 태평양 연안 항구와 멕시코만 연안 항구를 잇는 약 300킬로미터(km) 구간으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와 셰인바움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인프라 사업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2023년 12월 개통식에 직접 참석해 지역 개발과 물류 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 철도를 기반으로 미주와 아시아를 잇는 국제 물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파나마운하를 대체할 수 있는 육·해상 복합 물류 노선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세워 왔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미국 수출용 한국 자동차가 해당 노선을 통해 시험 운송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 탈선 사고로 안전 체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의구심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육·해상 통합 물류 이송 루트가 본궤도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