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5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두고 중국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를 노골화하는 반면 한국은 중립적 실용외교를 유지하며 경제 협력을 우선시했다고 평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마이니치신문 등은 6일자 보도에서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 매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사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한미일 분열을 시도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외교'를 앞세워 중립적 태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시 주석이 회담에서 이 대통령에게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야 한다"며 "80여 년 전 중한 양국은 큰 민족적 희생을 해 일본 군국주의 항전 승리를 얻어냈다"고 언급한 데 주목했다. 이 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이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자국에 동조할 것을 요구한 발언"이라며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함께 싸울 것을 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과 중일 갈등을 염두에 두고 한미일 협력을 약화시키려 하며, 대만 문제에서 한국을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짚었다.
반면 닛케이는 한국의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닛케이는 "이 대통령이 균형을 지키며 각국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실용외교'를 강조한다"며 "일본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관계 회복에 의욕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베이징에서 1월 중 K팝 콘서트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며 방중을 계기로 경색된 경제·문화 교류를 확대하려는 한국의 의도를 전했다. 다만 서해 구조물 문제 등 한중 간 현안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며 한국 내 여론도 전폭적이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는 한국 정부가 이 대통령의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등 일본과 불필요한 긴장을 피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방중에 동행한 점을 들어, 한국 내에서 '한한령' 완화 기대가 크다는 점도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색된 남북 관계를 완화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요미우리는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도 의제로 다뤄졌으나, 양 정상의 모두 발언에서 '비핵화' 언급은 없었다"며 한중 양국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화 기조를 우선하고 비핵화 논의는 뒤로 미루는 듯한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중국의 의도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요미우리는 중국이 사드 배치 이후 냉각됐던 한중 관계 개선을 확인하는 계기로 한일 간 이간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중국이 일본 비판을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과 보조를 맞추려 한다고 분석했고 교도통신은 시진핑 지도부의 구애에도 "이 대통령은 중일 어느 쪽에 대한 편들기는 피하고 등거리를 유지하려는 생각"이라며 "방중 전부터 신경전이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논평을 자제하고 한일·중일 관계에 대한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간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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