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의 품격이다.
배우 고(故) 안성기가 지난 5일 향년 7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연예계 동료들의 추모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안성기의 생전 모습을 짐작하게 하는 추모 문구들이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안성기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역사로 불렸다. 1957년 영화 '황혼열차'의 아역 배우로 데뷔해 무려 69년 동안 연기를 펼쳤다. 영화 '투캅스', '실미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등 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성기가 실미도에서 내뱉은 "날 쏘고 가라"는 명대사가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안성기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와 절제된 대사가 긴박한 상황과 맞물리며 명장면을 낳았다는 평가다.
안성기는 본업인 연기로도 훌륭했지만, 일상 속 행동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가수 홍경민은 지난 5일 고인을 향해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 속 "소식을 접하고 아드님이 보낸 부고를 받았다"며 "아주 오래 전 행사에서 선배님과 연락처를 교환하고 ,안부 연락을 한두 번 드린 적이 있었다. 그 사이 내 번호가 바뀌었는데, 그리 가깝지도 않았고, 오래도록 연락도 드리지 못했던 한참 후배의 번호가 바뀌었단 무의미한 단체문자에도 친히 바뀐 번호를 저장해주신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살펴보면, 안성기가 작은 인연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성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홍경민은 "어릴 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신호 위반 한 번 안하고도 약속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해 있는 건 안성기였다고"라는 글도 남겼다. 평소 영화계 대선배로 통한 안성기지만, 출연진과 제작진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긴 셈이다.
배우 차인표도 안성기의 미담을 전했다. 차인표는 안성기가 득녀 소식을 듣자 여자 아이 옷을 선물하고, 차인표의 소설을 영화인들에게 직접 입소문을 내줬다고 공개했다.
가수 바다는 안성기와 같은 성당에서 대선배에게 다가가기 어려웠지만 친히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자신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집으로 초대해 국수까지 말아줬다면서, 그의 따뜻했던 마음을 헤아려 남은 생을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성기는 생전 정계 입문 제안을 받았던 사실도 전해졌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안성기의 사상과 이념을 높이 평가해 영입을 시도했으나, 안성기는 김 전 대통령을 대신해 자리에 나간 박 의원에게 '영화배우로 국민께 봉사하겠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안성기는 투병 중에도 현장 복귀를 위한 열정을 내비칠 정도로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였다. 이처럼 모두에게 존경받는 위치임에도 늘 겸손하며 나누는 정을 실현한 대선배가 있었기에 한국 영화는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으며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정부도 안성기의 업적을 인정해 사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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