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니애폴리스서 ICE 총격에 30대 여성 사망..."자기방어" vs "무모한 발포" 정면충돌

  • 트럼프 이민 강경책 직후 발생...'조지 플로이드의 도시' 다시 긴장

미 미네소타주 ICE 요원 총격사건 현장의 폴리스라인과 차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미네소타주 ICE 요원 총격사건 현장의 폴리스라인과 차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 과정 중 30대 여성이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정당한 자기방어인지 과잉 무력 사용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기조와 맞물리며 대규모 항의 시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 표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현장에 있던 30대 여성이 ICE 요원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사망자는 미니애폴리스 거주자 르네 니콜 굿으로, 지역신문인 미네소타 스타트리뷴이 신원을 전했다.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여성이 머리에 총격을 당했으며,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시행된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성명을 통해 "ICE 요원이 표적 작전을 수행하던 중 폭도들이 요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이들 과격 폭도 중 한 명이 자신의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차로 쳐 살해하려 했다"며 "ICE 요원이 자신과 동료의 생명, 공공안전을 우려해 방어 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국토안보부는 사망 여성의 행위를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사건 영상을 봤다면서 "보기에 참혹한 장면이었다. ICE 요원을 폭력적이고 고의적이며 잔인하게 차로 치었다"고 적었다. 이어 "(해당 요원이) 자기 방어를 위해 그녀를 쏜 것으로 보인다"며 "첨부된 영상을 보면 그가 살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그는 지금 병원에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은 전체적으로 조사 중이지만, 이런 사건의 이유는 급진 좌파가 매일 우리의 법 집행관과 ICE 요원을 위협하고 폭행하며 표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 시와 경찰은 연방 당국과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국토안보부의 설명을 "헛소리"라고 비판하며 "ICE 요원이 무모하게 무력을 사용해 인명 피해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나가라. 우리는 ICE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오하라 경찰국장도 "해당 여성이 법 집행 요원의 조사 또는 활동의 표적이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밝혔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우리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설계된 통치의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나는 여러분의 분노를 느낀다. 나도 화가 난다"며 평화로운 시위를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연방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 당신들은 충분히 했다"며 비판했다.

온라인에 공유된 목격 영상에는 요원들이 도로에 멈춰 선 SUV에 접근해 문을 열려다 차량이 움직이자, 요원이 차 안으로 최소 두 발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차량은 인근에 주차된 차량들을 들이받고 멈췄다. 다만 발포 이전에 차량이 실제로 요원을 들이받았는지는 영상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목격자 중 한 명은 언론에 "그녀는 차를 몰고 가던 중이었고, 그들이 그녀를 죽였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스타트리뷴에 따르면 희생된 여성의 어머니 도나 갱거는 인터뷰에서 "내 딸은 그런 일(ICE 요원에게 저항하는 시위)과는 전혀 무관했다"며 "르네는 매우 자비로웠고 평생 사람들을 돌봐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ICE가 미네소타주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착수한 가운데 발생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은 전날 ICE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단속 작전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미 언론들은 이민 당국이 요원 약 2000명을 미니애폴리스 일대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수십만명의 소말리아 난민들이 한때 번영했던 미네소타주를 장악했다"며 강도 높은 이민자 단속 및 추방 방침을 시사했고, 이에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미네소타를 상대로 한 전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건 발생지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해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장소에서 약 1.6 키로미터(km) 떨어진 곳이다. 심지어 과도한 법 집행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건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사건 이후 현장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였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총격 경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방 정부의 실적 중심 고강도 이민 단속을 비판하는 시위가 확산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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