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자 돈 못 돌려줘…중국 금 거래 플랫폼 '뱅크런'

  • '제워루이 사태' 금융 리스크 파장

  • 실물 없는 금 가격 베팅 거래

  • 금값 오르자…지급불능 사태 초래

  • 15만명 피해액만 약 2.7조원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금은방에서 한 고객이 금 장신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금은방에서 한 고객이 금 장신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무허가로 운영돼 온 온라인 금 거래 플랫폼이 사실상 ‘뱅크런(투자금 급속 이탈)’ 위기에 직면했다.

29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시 수베이 금 도매 시장에 위치한 온라인 금 거래 플랫폼 제워루이(傑我睿)는 지난 20일부터 고객의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뱅크런 위기에 처한 제워루이는 현재 1인당 하루 출금 한도를 금 1g 또는 현금 500위안으로 제한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실제로는 이마저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7일 기준, 약 5만 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을 현금이나 금으로 인출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제워루이 본사로 몰려가 돈을 돌려달라며 항의 시위도 벌이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수베이 보석시장의 제워루이 본사 앞에 피해자들이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중국 광둥성 선전시 수베이 보석시장의 제워루이 본사 앞에 피해자들이 몰려와 항의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중국 기업조사업체 톈옌차에 따르면 2014년 선전시 수베이 지역에 설립된 제워루이는 금·은 등 보석류 제품 판매 및 회수, 수리 서비스 등을 취급하는 금 유통업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제워루이를 통해 금을 비실물로 구매해 플랫폼에 예치하거나, 보유한 금을 되팔아 현금화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제워루이가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실물 금 인도 없이 금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파생거래에 고레버리지를 결합한 사설 금융상품을 무허가로 운영한 것이다. 

투자자가 플랫폼과 사전에 특정 가격을 약정하고, 만기 시점의 실제 금값과의 차이로 손익이 정산되는 구조다. 금 투자처럼 포장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무허가 사설 파생 베팅 거래에 가깝다.

이런 구조는 금값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때는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근 금값 급등으로 플랫폼이 감당해야 할 현금 지급 규모가 급증하자 이를 버티지 못해 지급 불능 사태가 촉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피해 투자자들이 자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제워루이 플랫폼 가입자는 약 15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주부·노동자 등 일반 서민층이다. 이들이 플랫폼에 예치한 전체 투자금 규모는 133억9200만 위안(약 2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제워루이가 투자자를 달래기 위해 투자 원금의 20%를 일시불로 상환받거나, 원금의 40%를 12개월에 걸쳐 분활 상환하는 해결책을 내놓았지만, 투자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현지 당국도 현재 특별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플랫폼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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