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기적으로 지급해 온 경영성과급 가운데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있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EVA)와 연동되는 '성과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 성격이 강해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이 사기업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보지 않고 지급 구조에 따라 '임금성'을 구분해 판단 기준을 제시하면서 재계와 노동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전직 삼성전자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퇴직 당시 회사가 목표·성과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서 제외해 퇴직금이 과소 산정됐다며 차액 지급을 청구했다.
쟁점은 사기업 경영성과급이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였다. 대법원은 평균임금의 기초가 되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으로 지급의무가 지워진 금품을 말하며, 금품 지급의무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돼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두 인센티브의 성격이 다르다고 봤다. 성과 인센티브는 사업부별 EVA의 20%를 재원으로 하되 EVA 발생 여부와 규모가 자본 규모, 비용 지출,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근로제공 외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판단했다. 지급률이 연봉의 0%에서 50%까지 큰 폭으로 변동하는 점도 근로의 양과 질에 비례한 보상이라기보다 경영성과 분배에 가깝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 결과 성과 인센티브는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목표 인센티브는 임금성을 인정했다. 목표 인센티브는 월 기준급의 120%로 정해진 상여기초금액에 조직별 지급률을 곱해 산정되는데, 상여기초금액 자체가 사전에 확정된 산식으로 설정돼 지급 규모가 어느 정도 고정적이라고 봤다. 지급률 또한 사업부문·사업부의 재무성과(70%)와 전략과제 이행 정도(30%)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되며, 근로자들이 근로제공을 통해 목표 달성에 영향력을 미치고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판단했다. 지급률 변동 범위가 연봉 기준 0%~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점도 제도화된 임금체계 내 변동급이라는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목표 인센티브가 경영성과의 사후적 분배라기보다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에 더 가깝다고 보고 취업규칙에 따른 정기 지급과 지급의무를 인정,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판결로 환송심에서는 목표 인센티브를 평균임금에 포함해 원고들의 퇴직금 차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지만 파기 취지를 반영해 차액 산정이 필요해 파기 범위를 전부로 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한 기존 판례 이후 사기업 성과급을 둘러싼 소송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판단 틀을 구체화했다. 핵심은 △지급 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된 고정성 △지급기준이 근로제공과의 주된 인과관계를 형성하는지 △근로자 측이 목표 달성에 통제 가능성을 갖는지 여부다. 같은 날 대법원 1부는 노사합의로 기준을 정해 지급해 온 '특별성과급' 사건에서 매년 지급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당기순이익 실현이라는 특수한 경영성과 분배 성격이 강하다며 평균임금성을 부정,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성과급의 외형보다 지급 구조와 성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재차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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