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中 견제할 새 거점으로 호주 해군기지 주목"

  • 남중국해·대만해협 접근성 높여…핵잠 4척 순환 배치 전망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SSN USS 뉴햄프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 해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SSN) USS 뉴햄프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무력 충돌할 경우 호주 서부 해군 기지가 미군 핵추진 잠수함의 핵심 전진기지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대(對)중국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호주에 위치한 HMAS 스털링 해군 기지에 최대 4척의 핵잠수함을 순환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첫 잠수함은 2027년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배치는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협력체인 '오커스(AUKUS)'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과 호주의 군사 협력이 한층 가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서호주 기지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전략적 보험' 성격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군은 분쟁 발생 시 핵심 전력인 핵잠수함을 전장 인근에 배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황 악화 시 안전한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크다. 

현재 미국은 괌에 잠수함을 배치하고 있으나, 개전 초기 중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기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반면 스털링 기지는 중국 본토에서 상대적으로 멀어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 주요 분쟁 지역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잠수함 부대를 지휘하는 링컨 라이프스텍 해군 준장은 최근 기지를 방문해 "교전 중 함정이 손상되면 (수리 후) 최대한 빨리 전장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호주의 지리적 이점은 괌이나 하와이 진주만의 기능을 보완해 미 해군의 대응 속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털링 기지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군사력을 통합해 중국에 '대만 침공은 과도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려는 상징적 거점으로도 평가된다. 호주는 이 기지에 약 56억 달러(약 8조2000억원)를 투자해 훈련센터와 주거시설, 잠수함 부두, 방사성 폐기물 처리 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으며, 인근 헨더슨 지역에는 약 84억 달러(약 12조3000억원) 규모의 조선·정비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다만 호주는 외국 군사기지 설치를 허용하지 않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어 미 핵잠수함 배치는 공식적으로는 '순환 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군 인력 약 1200명이 이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장기 주둔에 가깝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제도 적지 않다. 핵추진 잠수함 운용 경험이 없는 호주가 2030년대 초반까지 고난도의 정비 역량을 갖출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지역 주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녹색당의 소피 맥닐 주의원은 "아름다운 해안 마을이 거대한 미국 해군 기지가 되고 있다"며 안보 리스크 증가를 경고했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도 "호주에 미국 잠수함 기지를 두고 정작 우리 잠수함이 없다면 국익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오커스 협정은 호주의 주권을 거대하게 희생시킨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찬성 측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호주가 자체 핵잠수함을 확보하기 전까지 안보 공백을 메우는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 그린 시드니대 미국연구센터 소장은 "전략적·작전적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는 완벽한 선택"이라며 "중국의 미사일 사정권에서 먼 이곳이 실제 전쟁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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