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 공항·항만 등 공습…걸프국가들 "배신적 공격" 규탄

  • 두바이·아부다비 등 공항 공습…항만과 핵심 기반시설도 공격 받아

  • "영토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 다 할 것…공격 대응도 선택지"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시 산업지역의 한 창고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시 산업지역의 한 창고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주변 걸프국의 주요 공항과 항만, 핵심 인프라를 잇달아 타격하면서 중동 전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아부다비, 쿠웨이트, 바레인 등 걸프국 주요 국제공항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

지난해 전 세계 국제선 여객 수 1위(약 9200만명)를 기록한 두바이 국제공항에서는 드론 공격 이후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항공편 운항이 무기한 중단됐다. 두바이 공항에서는 직원 4명이 부상했으며, 아부다비 공항 인근에서는 요격된 드론 파편에 맞아 1명이 숨졌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공항도 드론의 표적이 됐다.

글로벌 항공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1일 하루 동안 중동 내 7개 공항에서 3400편 이상이 결항됐다. 식량 수입 상당 부분을 항공에 의존하고, 대규모 외국인 노동력이 오가는 걸프 국가들의 물류·인적 이동 축이 동시에 흔들린 셈이다.

이란은 공항뿐 아니라 항만과 핵심 기반시설도 공격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를 중재해온 오만에서는 상업 항구에 드론이 떨어져 외국인 노동자 1명이 사망했다. UAE 두바이의 고층 호텔과 상업용 건물, 바레인의 주거용 타워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항까지 위축되면서 글로벌 물류와 에너지 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지고 있다.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며 국제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이는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걸프 지역에 경제적 타격을 가해 이들 국가가 미국과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요구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야스민 파루크 걸프 지역 프로젝트 소장은 "해당 국가 주민들에게 고립감을 심어주고 공황을 유발하려는 의도"라며 "분쟁을 지역화하는 것을 넘어, 걸프 국가들을 통해 이 사태를 국제화하려는 것이 이란의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바데르 알-사이프 쿠웨이트대 교수도 "관련된 모든 국가가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초토화 전략'"이라며 "이란은 '우리가 무너지면 너희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간 인프라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면서 역풍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걸프국 정부들이 일제히 반발하며 공동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아랍 국가들이 당초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자국 영공을 통한 이란 공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이란의 무차별 보복으로 이런 입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 걸프 국가들은 공동 대응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외교장관은 이날 화상 연결 방식으로 회의를 열고 이란의 '배신적 공격'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장관들은 성명을 통해 "국가 안보와 안정을 수호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하는 선택지도 포함된다"고 경고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