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대책 마련 위해 모였지만...정유사·주유소 입장차만 확인

  • 양측 원유 수급·유통 구조 놓고 이견

  • 정치권, 내주 사회적 대화 기구 가동

사진이나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이나경 기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정유사와 주유소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에서 대책 마련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다만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중동발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민생 부담이 커지자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현장에는 한국주유소협회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주유소업계의 구조적 어려움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승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주유소는 가격을 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정유사가 정한 가격을 받아 파는 구조"라며 "기름값이 오르면 폭리 주범으로 몰리지만 실제로는 가격 결정권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유사에 △전량구매 관행 △사후정산 구조 △카드수수료 부담 △가격 선반영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정 정유사 제품만 사실상 100% 구매하도록 묶여 있고, 공급가격이 확정되기 전 선납 후 정산이 이뤄지는 유통 구조로 인해 자금 부담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유업계는 공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 해법 제시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중동발 리스크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차원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윤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자체가 가장 큰 변수가 됐다"며 "수급이 흔들릴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영모 GS칼텍스 상무도 "저희가 가진 민간 재고를 다 활용해 석유를 공급하고 있지만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다면, 나프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유사가 비축한 물량은 이르면 4월부터 소진된다. 중동 외 물량, 외교력을 동원해 확보한 추가 물량만으로는 어차피 기존 물량을 채울 수 없다. 이에 정유업계는 정부에 비축유 방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발언 이후 진행된 비공개 토론에서도 정유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원유 수급 계획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날 간담회는 유가 급등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기보다는 정유사와 주유소 간 인식 차와 수급 불안 현실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구성해 관련 논의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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