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다 막혔다…중복상장 기업들 직격탄

  • SK에코플랜트·HD현대로보틱스 등 '제동'

  • 모회사와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어

  • 프리 IPO 유치…재무적 부담 확대 가능성

  • 넷마블네오·에식스솔루션즈 등은 '철회'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16일 금융당국이 내놓은 '중복상장 제도개선 추진방안'은 최종안이 아닌 초안이다. 이달 중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만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하지만 초안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사실상 중복상장의 길이 다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산업계에 팽배하다. 당장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전략이 줄줄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의 직격탄을 맞을 기업으로는 SK에코플랜트, HD현대로보틱스, 한화에너지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상장 모회사와 사업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폐기물 처리·수소·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로 사업 축을 옮기며 상장을 준비해왔다. 외형상 신사업 확장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룹 내 에너지·화학 사업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영업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HD현대로보틱스도 같은 처지다. HD현대가 2020년 로봇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HD현대로보틱스는 현재 모회사가 80% 이상 지분을 쥐고 있다. 자회사 상장을 염두에 둔 구조지만 규제가 강화되면 심사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에너지도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말 오너 일가 보유 지분 약 1조1000억원어치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며 일정 기간 내 상장을 약속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자회사 상장과는 다른 '모회사 상장' 구조에 가깝지만 중복상장 규제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내 최대 뷰티 플랫폼인 CJ올리브영도 유력한 IPO 후보로 꼽혀왔지만 CJ그룹 내 유통·콘텐츠·브랜드 사업과 긴밀히 연결된 구조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네오, ㈜LS의 증손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등도 중복상장 논란 속에 상장 계획을 접은 상태다.

문제는 중복상장이 막혔을 때 해당 기업의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데 있다. 해당 기업들이 대체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유치 등으로 일정 시점 내 상장을 전제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많아서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 IPO를 통해 6000억원을 유치하며 올해 7월 상장을 약속했는데 이번 규제로 상장이 안 되면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되사야 하는 부담을 질 수 있다.

결국 중복상장 제한 기조가 대기업 자회사 중심의 IPO 시장에 직접적인 제동을 걸 것이란 분석이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중복상장 규제 기조까지 더해져 올해 IPO 건수는 전년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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