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이어 경유마저 2000원 목전...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목 빠지는 정부

  •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 러우 전쟁 이후 4년 만 ℓ당 2000원 넘을 듯

  • 당분간 휘발유·경유 오름세 전망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휘발유에 이어 경유 가격도 ℓ당 2000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이 며칠 내 ℓ당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가 국내 기름 가격을 좌우할 전망이다. 

19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1995.65원으로 전날보다 0.38원 상승했다. 지난주 경유 가격이 하루 평균 1원씩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중에 심리적 저항선인 20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경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어서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했던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벌써 서울(2022원), 충북(2001원), 제주(2018원)는 이미 경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웃돌고 있다. 

경유보다 더 비싼 휘발유는 2000원을 돌파한 지 오래다. 같은 시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2.02원으로 전날보다 0.51원 올랐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17일 ℓ당 2000원을 돌파한 뒤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역시 러-우 전쟁 여파로 급등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문제는 순조로울 것처럼 보였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는 점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이 18일(현지시간) 저녁부터 폐쇄됐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했지만, IRGC가 이를 번복한 것이다. 

피격 사례가 나오면서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적으로 열렸을 때 유조선 10여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 군부가 재봉쇄를 발표한 이후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등이 피격 사실을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잇달아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 9일 석유 최고가격을 직전(휘발유 1934원·경유 1923원)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재고 사용 등으로 시차가 존재하는 탓에 기름 가격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또 시중 판매가격이 2차 최고가격 인상분(휘발유와 경유 각각 ℓ당 210원 인상)만큼 반영되지도 않아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ℓ당 2000원을 웃돌면 행락철 상춘객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수입 다변화를 추진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 세계 원유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만큼 국제 선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국내 원유 의존도는 61%에 달한다. 여기에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국내 정유사 유조선은 7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급망 다변화는 현 정부 내내 가져갈 핵심 키워드"라며 "민간 기업들도 이미 이 방향으로 바뀌고 있고 정부 역시 공급망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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