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장 건강에 좋은 유산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체지방 감소, 면역, 피부 개선 등 구체적인 기능을 내세운 제품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유산균이 단순 보조 성분을 넘어 ‘기능성 소재’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50년간 균주 연구를 이어온 hy 중앙연구소는 이런 변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1976년 설립된 hy 중앙연구소는 식품업계 국내 최초 기업 부설 식품 연구소다. 출발은 유산균 국산화였다. 당시에는 발효유에 쓰이는 균주를 해외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후 연구를 이어오며 현재 5100종이 넘는 균주를 확보했고, 국내 최대 수준의 연구 기반을 갖췄다. 이재환 hy중앙연구소장은 최근 용인시 기흥구 hy중앙연구소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유산균은 아직도 연구할 영역이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앞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산균 산업 초기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초기에는 ‘어떻게 사람이 균을 먹냐’는 반응이 많았다. 유통 조직이 한 집 한 집 방문해 설명하면서 인식을 만들어갔다. 지금은 홍삼, 비타민과 함께 유산균도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건강기능식품이 됐다. 이런 변화가 자리 잡기까지 약 60년이 걸린 셈이다. 과거에는 우유의 영양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유산균 자체의 기능성과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균주는 하루아침에 모을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해외 학회나 출장 때 전통 발효유를 직접 수집하고, 신생아 분변 등 인체 유래 샘플도 확보해왔다. 코카서스 지역까지 찾아가 현지에서 만들어 먹는 요구르트를 수거해 균주를 분리한 경험도 있다. 이렇게 모은 균주는 단순히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능성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쌓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이 길게 축적되면서 현재의 방대한 라이브러리와 연구 경쟁력이 만들어졌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현재 건강기능식품 시장 약 6조원 중 프로바이오틱스는 8000억~9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홍삼, 비타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과거에는 ‘장에 좋다’는 단일 효능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체지방 감소, 면역, 피부 등 구체적인 기능성 중심으로 경쟁이 이동했다. 하나의 유산균이 여러 기능과 연관되는 연구가 확대되면서 복합 기능 제품이 늘고 있다. 유통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 방문판매 중심에서 온라인, 인플루언서 기반 판매까지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쉽게 꺼지지 않는 구조가 됐다."
-hy 프로바이오틱스 기술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균주를 찾는 단계부터 기능을 검증하고, 인체적용시험을 거쳐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까지 직접 수행한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담당하는 구조다. 대부분 기업은 일부 과정만 수행하지만 우리는 전체 과정을 맡는다. 평택과 논산에 생산시설도 갖추고 있어 원료 생산부터 제품 생산까지 직접 관리한다. 이 과정에서 품질과 기능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다. 또 5100종이 넘는 균주를 기반으로 다양한 후보군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능성 균주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르는 데 참고할 만한 팁이 있다면.
"유산균 개별 식별 번호인 '스트레인 넘버'를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종류의 유산균이라도 균주에 따라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HY7017’처럼 번호가 붙은 균주는 기능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개별인정형 원료라면 식약처가 기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요즘 hy 제품들은 패키지나 상세페이지에 이런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QR코드를 통해 균주 관련 연구 내용이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는 ‘유산균’이라는 이름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균주인지, 검증된 균주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원료 B2B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자체 제품만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원료를 외부 기업에 공급하면 다양한 브랜드와 채널을 통해 시장을 넓힐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원료 매출만 약 15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 브랜드나 인플루언서 제품을 중심으로 원료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제조 기반이 아닌 ‘마케팅 중심 기업’들이 원료를 사서 제품화하는 구조도 확산되고 있다."
-향후 연구 방향과 주목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공생하는 미생물 전체와 그 상호작용을 뜻하는 개념으로, 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신을 아우르는 ‘미생물 생태계’를 보는 관점이다. 과거에는 장내 균총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이 미생물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건강에 작용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정신 건강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장과 뇌가 연결돼 있다는 ‘장-뇌 축’을 기반으로 한 정신 건강 관련 연구가 글로벌 연구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hy도 자문단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치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증상 완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는 단계다.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균주의 기능을 데이터 기반으로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AI를 활용해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기능성을 추정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 50년 연구소의 목표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웰 에이징(건강한 노화)을 중심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분야까지 확장하려 한다. 생균 기반 치료제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건강기능식품에서 성과를 내고, 이를 기반으로 제약 분야로 이어가는 단계적 접근을 생각하고 있다. 50년간 축적한 균주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K-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어가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