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중앙아시아,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전략 시장으로 활용해야

정훈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장 사진코트라
김정훈 코트라 알마티 무역관장 [사진=코트라]

지난해 11월 중앙아시아의 5개국 정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광물 확보, 트럼프 평화 루트(TRIPP), 인공지능(AI) 협력 등을 논의했다. 2015년 장관급 회의로 시작한 플랫폼이 10년 만에 정상 회담으로 격상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지역에서 공급망 재편, 통상 질서의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도 중앙아시아 5개국과 C5+1(Central Asia 5+1)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기업 간 협력 플랫폼인 B5+1(Business 5+1) 포럼을 통해 농업, 은행 및 금융, 핵심 광물, 전자상거래와 IT, 통신과 물류, 관광 분야의 협력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공급망 안정과 수출 다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중앙아시아는 역사적으로 중국, 러시아, 영국, 터키 등 강대국 사이에서 기술과 문화를 전달하는 '문명의 공급망' 역할을 하였고, 약 130개 민족이 고유성을 유지하며, 소비의 다양성을 형성하는 소위 '샐러드 그릇' 같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이 3.8% 규모였던 반면에 중앙아시아는 그보다 10배 이상인 42%가량 증가했는데, 이는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다수의 다른 글로벌사우스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들 국가에서 수출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중앙아시아는 러-우 사태로 인하여 새로운 공급망이 형성되고, K-소비재에 대한 높은 인지도와 안정적 경제성장률과 3명에 가까운 높은 평균출산율 등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앙아시아는 단순한 대체 시장이 아니라 우리 기업이 새로운 통상 질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완충지대로 기능할 수 있다. 특정 시장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변수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과열된 신흥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중앙아시아를 바라보는 것은 일시적 수출 활로 모색이 아니라 중장기 통상 리스크를 분산하는 선제적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중앙아시아를 수출다변화 전략 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도(MAP) 역할을 할 3가지 키워드를 요약하면 신규 수출 테스트(Market Test), 연계시장 진출(Area Expansion), 해외 실증사업(Pilot Sandbox)이다. 

첫째 신규 수출 테스트(Market Test)는 다양한 제품의 수출 적합성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자동차, 화장품, 식품, 의료바이오 등 산업에서 소득별로 선명하게 세분화된 특성을 고려해 현지 주요 유통망 입점을 활용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IT 파크를 통해 다양한 국가들의 스타트업 협력 확대를 위하여 한국, 미국, 중국 등 해외 사무소를 설치하였고,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로 연계시장 진출(Area Expansion)이다. 인근 거대 시장 진출과 연계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구소련권 지역에 최초로 CU 편의점과 아트박스가 진출했고 BBQ 치킨도 곧 진출할 예정이다. 인접한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시작해 언어, 비즈니스 환경이 유사하고 서방 기업이 대거 철수한 러시아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 중앙아시아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인 카스피의 경우,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에 본사를 둔 핀테크 기업인 프리덤 홀딩의 경우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에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셋째로 해외 실증사업(Pilot Sandbox)이다. 중앙아시아는 첨단 산업 협력 의지가 강하여 우리 기업들이 소버린 AI 구축, 암호화폐, 자율주행, 무인기(UAM) 등 다양한 기술적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에 건설되고 있는 알라타우 신도시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무인기 등 다양한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를 제시하며 외국 기업 유치에 힘쓰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도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하면서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앙아시아를 통해 수출 다변화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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