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륙아주·린, '마지막 승부수' 던졌다…"1+1=3 만들 것"

  • 이규철 대표 "중형 로펌 구조로 상위권 진입 불가능"…위기 진단

  • 임진석 대표 "티어 뛰어넘어야…접촉 로펌 중 가장 적극적 파트너"

  • 합병추진위 통해 명칭·의사결정 구조 논의…10월 합병 등기 목표

왼쪽부터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임진석 린 대표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륙아주 법무법인 린
(왼쪽부터)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임진석 린 대표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륙아주, 법무법인 린]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법무법인 린이 합병한다. 이들 로펌이 합병 절차에 착수한 배경에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었다. 모두 "현재 구조에서는 더 이상 올라가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29일 합병 업무협약(MOU) 체결 직후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 로펌 시장 구조에서는 중형 로펌이 자체 성장만으로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조 시장 구조를 수치로 설명했다. 그는 "상위 로펌이 10% 성장하면 100억원이 늘지만, 중형 로펌은 10억원에 그친다"며 "이 구조에서는 격차를 좁히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륙아주 역시 티어2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정체되거나 오히려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위기의식은 합병 결단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개별 인재 영입으로는 한계가 있어 합병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결정은 마지막 승부수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임진석 린 대표변호사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다만 접근은 보다 현실적이었다.

임진석 대표는 "중견 로펌 수준에서는 할 수 있는 사건과 딜의 규모에 한계가 분명히 있다"며 "일부 대형 사건은 아예 지원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규모에서는 성장의 '천장'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시장 진입 장벽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은행 등 1금융권이나 대형 공정거래 사건은 빅6 로펌 중심으로 움직인다"며 "아무리 역량이 있어도 규모가 작으면 선택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린은 단순 확장이 아닌 '티어 점프'를 목표로 합병을 추진했다. 임 대표는 "티어를 뛰어넘는 합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대륙아주는 접촉한 로펌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고 방향성이 맞는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법무법인 린이 29일 서울 역삼동 동훈타워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사진대륙아주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법무법인 린이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훈타워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사진=대륙아주]

합병 이후 전략은 '시너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임 대표는 "합병은 단순히 1+1이 2가 되는 것이 아니라 3이 돼야 의미가 있다"며 "규모와 브랜드를 확보하면 상위 로펌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이미 일정 규모를 확보하게 되는 만큼 향후 과제는 1인당 매출을 높이는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수행할 수 있는 사건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로펌은 송무·형사 등 대륙아주의 강점과 기업 자문·M&A(인수합병)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린의 역량을 결합해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그동안 린은 형사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해 기업 고객의 관련 사건을 내부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합병 이후에는 고객의 형사·송무·자문 수요를 한 곳에서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대형 합병에 따라 예상되는 리스크도 대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해상충 문제는 합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양측이 충분히 논의해 최소화할 수 있다"며 "못하는 사건보다 할 수 있는 사건이 더 많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직 문화 차이에 대해서는 "린에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들이 많아 오히려 배울 점도 있다"며 "협업과 인력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통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도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라며 "목표는 로펌을 성장시키고 구성원이 함께 번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인식도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AI를 통해 직접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며 "결국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향후 로펌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 대표 또한 "AI는 리걸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며 "잘 활용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은 이제 첫 단계다. 양측은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 법인 명칭, 의사결정 구조 등을 논의하고, 오는 10월 합병 등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늘 협약은 출발점에 불과하다"면서 "양측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매출 2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제시했다.

임 대표도 "이번 합병을 통해 상위 로펌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됐다"며 "이제는 같은 무대에서 정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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