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수 회복세에도 중소기업 근로자·소상공인 2명 중 1명은 주거비·양육비 부담, 돌봄 공백 등으로 출산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저출산 해소를 위해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중소기업 현장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2일 서울 여의도동 중기중앙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개최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간담회'에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및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자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8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 근로자의 57%가 결혼을 고민 중이거나,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출산 의향도 크게 떨어졌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51.0%,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자의 50.7%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줄곧 감소세를 보여오던 출생아 수가 2023년 23만명까지 떨어졌다가 2024년 23만8300명으로 반등에 성공하고, 지난해엔 25만명대를 회복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중소기업 근로자가 출산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주거비·양육비·교육비 등 비용 부담(64.3%), 일·사업과 육아 병행 어려움(54.3%), 어린이집·돌봄 서비스 등 돌봄 공백·인프라 부족(42.7%)이 주로 꼽혔다. 소기업·소상공인 대표자들 역시 비용 부담과 돌봄 공백을 출산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면 현재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응답자들은 결혼·출산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꿀 조건으로 경제적 지원 확대(100점 만점에 77.1점),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기관·서비스 확대(77.2점) 등을 우선순위로 선택했다.
이번 조사를 함께 진행한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출산율을 높이려면 경제적 부담 완화와 신뢰 가능한 돌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유연근무 도입 시 중소기업 인센티브 확대를 비롯한 기업의 재정 부담을 경감할 인센티브 체계 강화, 소상공인의 육아급여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비롯한 협단체도 여러 건의사항을 내놨다. 박창숙 여경협 회장은 "정부의 정책자금·투자 대상이 창업 7년 미만에 집중돼 있는데, 여성 창업가는 출산 후 복귀하더라도 업력 7년 초과로 대출 만기 연장 거절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기업 대표의 출산·육아 시 정부 정책자금 만기 연장·상환유예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진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회장은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김명진 회장은 "중소기업은 미충원 인원이 9만3000명에 달할 정도로 구인난이 심각하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장려금을 비롯해 안정적인 주거 지원, 맞춤형 복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오 저고위 부위원장은 "현재 인구문제가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위기에 직면하고, 남은 기간은 3~4년에 불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정부를 설득하고, 대통령에게도 제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예산을 수반한 지원과 법·제도 변경, 대국민 인식 개선을 통해서 이 문제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저출생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꼭 풀어야 할 숙제이자 가장 중요한 어젠다"라며 "저고위가 저출생 문제의 콘트롤타워가 돼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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