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자사주 매입, '소각 여부'까지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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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통상 자사주 매입을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식하며 호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모든 자사주 매입 공시가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취득 규모뿐 아니라 향후 소각 계획 여부까지 함께 살펴야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사주 취득 공시는 크게 회사가 직접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과 증권사와 신탁계약을 체결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공시만 보면 모두 '자사주 매입'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주주환원 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래에셋증권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 보통주 2000억원, 우선주 1000억원 등 총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 특히 취득 목적을 '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명시했으며, 취득 완료 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가 취득한 주식을 영구히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 개선 효과가 발생해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 이후 시장이 단순 자사주 취득보다 소각 계획을 더 주목하는 이유다.


반면 같은 자사주 매입 공시라도 목적과 활용 방안은 기업마다 다르다. 한샘은 지난 9일 신한투자증권과 5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목적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다.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약 175만주다.

한국철강 역시 같은 날 NH투자증권과 1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취득 목적은 한샘과 동일하게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였으며, 취득 예정 주식 수는 약 124만주다.

다만 한샘과 한국철강 공시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달리 취득 이후 소각 계획이 명시되지 않았다. 자사주를 취득하더라도 향후 임직원 보상이나 주식교환, 합병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단순 매입만으로는 주주환원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관련 공시를 볼 때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취득 규모가 시가총액 대비 얼마나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취득 규모가 클수록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다음으로 직접 취득인지 신탁계약 방식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소각 계획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 자체보다 소각까지 이어지는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투자자들도 자사주 취득 공시를 볼 때 취득 금액과 함께 소각 계획이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자사주 취득 공시는 그 자체만으로 호재라고 보기보다 세부 내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자사주 매입이라도 소각까지 이어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주주환원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를 읽을 때는 '얼마를 사들이는가'보다 '사들인 주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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