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년 만에 대한민국 정상으로 몽골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여러 성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가운데 우리는 '자원부국' 몽골의 핵심 광물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한 북한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몽골을 통해 한반도 평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고, 양국 간 인적 교류도 2030년까지 50만 명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여러 의미있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상호보완성이 매우 크다. 몽골은 희토류와 구리, 몰리브덴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 광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자원과 기술이 결합하는 이상적인 협력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는 한국과 몽골 양국 관계 발전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동력이 약화됐던 신북방정책을 재가동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몽골의 제3의 이웃 정책을 연계한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이는 북방정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전까지 우리 정부의 북방정책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지만 러·우 전쟁과 북·러 밀착, 국제 제재 등으로 정책 추진 여건은 크게 악화됐다. 반면 몽골은 북한,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한국 등과도 균형적 관계를 유지하며 실용적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지정학적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추면서도 북방 국가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중앙아시아 등 북방정책 대상 국가들은 몽골과 마찬가지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산업 기반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과 몽골 간 경제 협력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를 중앙아시아 등 다른 북방 국가로 확산할 수 있는 협력 모델로 발전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이번 몽골 국빈 방문을 통해 북방 외교의 외연을 넓히면서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신북방정책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중요한 것은 후속 조치다. CEPA 협상과 경제 협력, 인적 교류 확대 등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몽골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에 마련된 협력 관계가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민간 차원의 교류 기반도 함께 다져야 한다.
한국은 몽골을 단순한 자원 협력국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몽골은 신북방정책이 출발하는 전략적 거점이자 경제 안보 및 대북 관계 개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다. 이번 국빈 방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북방 외교의 출발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밀한 후속 전략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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