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은 커졌지만 내실은 숙제…태광, 위기 속 투자 명암

  • 애경·동성제약·호텔 인수로 자산 '쑥'

  • 인수 기업·태광산업 수익성 개선은 과제

  • 자사주 활용 투자 재원 마련도 '난항' 예상

ẢnhTaekwang Industries
[사진=태광산업]
태광그룹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대규모 M&A를 잇따라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냈지만, 인수 기업은 물론 그룹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도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케이조선 인수 무산까지 겹치며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규모 M&A를 통해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뤘다. 태광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애경산업과 서울 남대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동성제약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자산총액을 2025년 8조7000억원에서 올해 11조5600억원으로 33%가량 확대했다.

이에 따라 재계 순위도 59위에서 48위로 11계단 상승하고 계열사 수도 20개에서 38개로 늘었다. 이는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외형 성장이다.

하지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애경산업은 화장품 업황 둔화와 소비 부진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2023년 9.3%에서 2024년 6.9%, 지난해 3.2%까지 하락했다. 동성제약도 2018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면서 인수 이후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M&A 주체인 태광산업의 실적도 부진하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3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도 석유화학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2분기 역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태광그룹의 M&A 성패가 향후 투자 재원 확보에 달려있다고 봤다. 인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지연되면 체질 개선을 위한 추가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태광산업은 케이조선이 다시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에 재도전할 의사가 있어 안정적인 투자 여력 확보가 필수다.

앞서 태광산업은 케이조선 인수를 추진했지만 컨소시엄 구조와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 등이 겹치며 최종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태광산업은 자사주를 활용해 추가 M&A와 신사업 투자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다만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가치 훼손을 이유로 자사주 활용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형은 단기간에 키울 수 있지만 수익성은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며 "애경산업과 동성제약 등 기존 투자 자산의 수익성을 먼저 입증해야 향후 케이조선 인수나 추가 투자도 시장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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