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삼 형제의 분리경영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김동선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이끄는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가 이달 초 본격 출범했다. 재계에선 테크와 라이프라는 성격이 상이한 두 가지 사업군 간 시너지 창출과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라는 숙제가 김동선 사장에 주어졌다는 평가다.
◆한화M&S 실질적 경영권 확보...서울 시청 인근에 '헤드쿼터'
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M&S는 전날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출범 기념식을 열고 회사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한화M&S는 ㈜한화에서 인적분할한 중간지주사다. 김동선 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분법에 따르면 한화M&S의 경영권은 ㈜한화의 최대주주인 김동관 수석부회장(본인+한화에너지 지분)에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은 김동선 사장이 행사한다. 이달 25일 한화M&S가 코스피에 상장하고 올해 말 법인등기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김동선 사장이 앞서 한화에너지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7000억원 등 자금을 활용해 다른 형제 지분을 사들이는 형태로 한화M&S의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M&S의 분리 전 김동선 사장의 집무실은 서울 시청 앞 한화금융플라자에 위치했지만 분리경영이 본격화하면서 한화M&S 만의 신사옥을 찾을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재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지난 6월 한화갤러리아 주도로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보유한 서울 중구 순화동 소재 순화빌딩을 매입하며 한화M&S와 주요 계열사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아워홈 마곡 사옥과 더 플라자 등을 김동선 사장의 집무실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아워홈은 완전 자회사가 아니고 더 플라자는 오는 9월 리모델링에 착수하는 이슈가 있어 신사옥 매입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더 플라자는 리모델링 후 호텔 객실수를 줄이고 한화M&S 계열사 오피스로서 기능을 강화할 계획인 만큼 리모델링 완료 후 김동선 사장의 집무실을 포함해 그룹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테크와 라이프 시너지 부족...투자유치 필요성
한화M&S의 사업은 크게 테크와 라이프 솔루션즈 부문으로 나뉜다는 게 한화그룹 측 설명이다. 테크 부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분리된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을 필두로 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 등으로 구성됐고, 라이프 부문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이 속해 있다.
매출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난해 8700억원에 인수한 아워홈이 가장 크지만, 영업이익과 미래 성장성 면에선 한화비전이 가장 앞선다. 두 회사가 실질적인 양대 주력사다.
김동관 수석부회장, 김동원 부회장, 김동선 사장 등 한화 삼 형제는 그동안 방산·조선·중화학, 금융, 테크·라이프 등 자신이 관리하는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며 분리경영의 초석을 다졌다.
김동관 수석부회장과 김동원 부회장이 대규모 인수·합병(M&A)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김동선 사장도 아워홈 등 공격적 M&A를 추진하면서 라이프 부문에선 파이브가이즈, 벤슨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런칭하고, 테크 부문에선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전략으로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일례로 김동선 사장이 그룹 내에서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반도체 장비사인 한화세미텍이 미국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테크 부문과 라이프 부문 간 시너지 효과가 거의 없는 점은 김동선 사장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재계에선 라이프 부문의 호텔과 외식, 유통 부문에 테크 부문에서 만든 인공지능 CCTV와 로봇을 적극 도입하는 형태로 시너지를 낼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AI와 로봇은 모두 대규모 선행 투자가 필수인 사업이다.
이에 김동선 사장은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원의 투자 재원을 조달해 선행 투자 부담이 큰 테크와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라이프 간 자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투자 재원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및 계열사 기업공개(IPO),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개발 등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M&S가 회사채를 발행해 계열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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