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없다. 그래서 더 어렵다."
대표적인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7주 연속 상승하며 2년여 만에 3600선을 돌파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데 이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전 세계 물류의 심장인 홍해까지 봉쇄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SCFI가 역대 최대치였던 5000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 상반기 고유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국 수출 기업들이 하반기에는 물류 비용 급증이라는 이중고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SCFI는 3662로 지난 2024년 7월 12일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3600선을 넘어섰다.
SCFI는 동아시아 핵심 항구인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해운 노선의 컨테이너 화물 평균 운임이다.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해운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 입장에서 물류비 증감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현재 SCFI는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2월과 비교해 200%가량 높아졌다. 한국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이 반년 전과 비교해 3배가량 늘었다는 의미다.
해운 업계에선 SCFI가 치솟는 가장 큰 이유로 후티 반군의 준동을 꼽는다.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빠르게 장악하면서 홍해와 수에즈 운하가 막힐 가능성이 커졌고, 이러한 위험이 해상 운임에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SCFI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2년 1월 때처럼 5000선까지 치솟을 가능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려가 현실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운임 부담이 5배가량 치솟을 전망이다.
SCFI는 2년 전에도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와 충돌하면서 3600까지 오른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공습으로 후티 반군이 백기를 들면서 빠르게 정상화됐다. 반면 현재는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중동 전쟁 수행 능력이 약화되고, 이란의 지원으로 후티 반군의 세가 커지면서 홍해 봉쇄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해상 운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10달러마저 돌파하면서 SCFI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팬데믹 당시 북미 항구 마비와 폭발적인 화물 수요가 맞물린 '유동성·물류 대란'이 SCFI 급등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중동 항로 마비와 고유가가 맞물린 '항로·유가 대란'이 운임 급등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한종길 성결대 글로벌물류학과 교수는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가 단순 물류 마비를 넘어 사우디 석유 수출까지 멈추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중동 상황이 더 악화하면 SCFI가 5000을 넘어 그 이상도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반기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국 기업들이 고운임이라는 부담까지 짊어지게 됐다"며 "특히 전자 기업들은 반도체 가격 급등까지 더해져 '퍼펙트 스톰(삼중고)'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추석 이후 상품 가격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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