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부의 국고보조사업 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해 평가 대상이었던 42개 부처 1014개 사업 가운데 '사업개선' 판정을 받은 사업은 588개로 전체 중 57.99%를 차지했다. 평가 대상 사업의 총 예산 규모 42조7661억원 가운데 사업개선 판정을 받은 사업의 예산은 28조3076억원으로 66.19%에 달했다.
문제는 실적이 목표치를 달성했음에도 사업개선 판정을 받은 사업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목표 수준이나 성과지표의 적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산업 융자지원 사업이다. 이 사업의 성과지표인 '융자 수혜업체 매출액 증가율'은 2025년 실적이 23.0%로 당초 목표치인 5.92%를 크게 웃돌았다. 목표치와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이에 평가단은 지원 업체와 미지원 유사 업체 간 매출액 증가율을 비교하고 생존율과 고용유지율 등을 보조지표로 활용해 정부 지원의 순수 효과를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업에서는 성과지표 3개를 모두 달성했지만 목표치 자체가 전년도 실적이나 최근 3년간 실적보다 낮게 설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목표를 달성했다는 결과만 보면 성과가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 실적보다 낮은 목표를 세웠다면 달성률 100% 자체가 사업의 개선이나 정책 효과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
해양수산부의 해운물류기업 해외시장개척지원 사업은 성과목표 수준에 대한 개선 요구를 받았다. 해외물류시장 개척지원 사업의 초과 달성 목표가 2023년 12건, 2024년 10건, 2025년 8건으로 설정되는 등 목표치가 낮아 도전적인 수준으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예산을 늘리면서 성과목표는 오히려 낮추거나 사후에 정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하천하구 쓰레기 정화사업은 2026년 예산이 전년보다 133억4200만원 증액됐는데도 성과목표인 쓰레기 수거량은 전년보다 낮게 설정되거나 사후 결정되는 등 예산 규모와 성과목표 간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지역 창업인프라지원 사업은 아예 '감액' 판정을 받았다. 성과지표 목표치가 최근 3년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설정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해당 사업의 대표 성과지표인 창업보육센터 졸업기업의 생존율은 지난해 실적이 91.7%였는데도 목표치가 86.8%로 설정됐다. 비수도권졸업기업지역정주율 목표치는 57.1%로 역시 전년 실적 61.5%보다 낮았다.
정책 수혜자의 만족도나 사업 참여자 수처럼 측정하기 쉬운 지표 역시 한계가 있었다. 지식재산처의 지식재산창출지원 사업은 성과지표가 만족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업의 질적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고 객관적 근거나 논리에 대한 설명이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국고보조사업의 성과관리를 단순한 목표 달성 여부에서 실제 정책 효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대상과 비지원 대상의 차이를 비교하고 매출 증가율·생존율·고용유지율 등 실질적인 결과지표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나아가 성과평가 결과가 다음 연도 예산 편성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성과에 따른 예산 조정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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