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전일까지 요동치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최근의 환율 급등세가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하락세로 완전히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3년만에 최대 낙폭 기록=18일 원/달러 환율은 15.20원 떨어진 10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5년 2월22일 17.20원 이후 3년1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이로써 지난달 29일 이후 이어져 온 환율 상승세는 일단 꺾였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외환 당국이 실제로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개장 직전 기획재정부의 구두 개입에 이어 장중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세를 방관해 온 정부가 본격적인 개입에 나선 만큼 환율은 당분간 진정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환율 동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중에도 환율 동향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을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락세 반전은 어려울 듯=미친듯이 오르던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락 추세로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는 예상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6% 경제성장을 약속한 만큼 적정한 수준의 환율 상승세는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거시계량경제 모형인 'BOK 04'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연간 1%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07% 증가하고 경상수지도 5억3천만달러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외국인의 증시 이탈,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투신권의 달러 환매수 등이 국내 달러 가뭄을 초래하는 요인들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너무 올라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환율 상승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부의 경제 운용 계획을 감안하면 환율은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
< '아주뉴스'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