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TV 콘텐츠 유료화를 놓고 방송사와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업계의 힘겨루기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TV와 메가TV를 각각 운영하는 하나로텔레콤과 KT가 이달 중순 차례로 SBS 및 KBS와의 콘텐츠 공급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들 방송사와 계약 갱신을 위해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KBS와 SBS 프로그램의 경우 지금까지는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지만, 이달 중순 마무리되는 하나로텔레콤, KT 등 IPTV 서비스업체들과 해당 방송사간의 계약체결 결과에 따라 유료화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MBC 프로그램은 지상파TV 방송 후 7일이 지나서 IPTV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로 시청하면 무료지만, 방송 후 12시간 이후 시청하려면 소비자가 건 당 500원을 내야 한다.
하나로텔레콤과 KT는 지난 1월 MBC와 콘텐츠 계약 체결 당시 IPTV 가입자 이탈을 우려해 콘텐츠 유료화를 막으려고 총력전을 폈지만 결국 MBC의 요구대로 건당 500원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PPV(Pay Per View) 방식의 유료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통신사는 MBC 프로그램의 유료화 전환 이후 소비자가 500원을 내면 이를 적립해 1개의 프로그램을 더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소비자 부담 완화 방안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IPTV 가입자들의 이탈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콘텐츠 유료화는 하나TV 가입자들이 ‘위약금 없는 해지’를 요구하며 하나로텔레콤과 집단분쟁까지 벌이는 도화선이 됐었다.
하나로텔레콤과 KT는 지난 3월 SBS 및 KBS와의 협상에서 콘텐츠 사용료를 인상해주는 조건으로 PPV 도입을 연기했지만 이번 6월 계약 갱신에서는 협상결과에 따라 콘텐츠 유료화 전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KT도 업계 자정노력 차원에서 하나로텔레콤에 이어 텔레마케팅 영업을 중단한 상태여서 SBS와 KBS마저 콘텐츠 유료화를 선언할 경우 가입자 모집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나원재 기자 wjsty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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