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美 부동산 '탈출구가 없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8-06-15 09: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집값 50% 빠진다"...추가 하락 불가피 바닥론도 제기..."매수세 살아날 것"

   
 
<사진설명: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은 주택 권리를 상실하는 포어클로저 간판이 걸린 주택>

글로벌 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미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보일 기미가 없는 가운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라스베가스를 비롯해 피닉스, 새크라멘토 등 주요 도시의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며 일부 지역의 집값은 반토막날 가능성이 높다고 CNN머니가 최근 분석했다.

◆역사상 최악의 상황...추가 하락 불가피=일부 지역의 집값은 30% 이상 하락했으며 저가매수를 노린 매수 세력이 꿈틀거리고 있지만 대부분이 집값의 추가 하락을 노리고 있는 상태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보수적인 전문가들은 일부 대도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5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FBR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영블러드 포트폴리오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었던 부동산 붐은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라면서 "조정 역시 깊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집값 하락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중간 주택가격은 지난 5월까지 3개월 동안 전년 대비 35%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리버사이드와 샌디에고의 집값 역시 각각 29%와 26%의 낙폭을 기록했다.

주요 소도시의 사정은 최악이다. 캘리포니아의 스톡턴의 집값이 3개월 동안 40% 가까이 하락했으며 몬데스토와 베이커스필드 역시 각각 37%와 29%의 집값 하락을 경험했다.

영블러드 애널리스트는 "이들 지역의 주택 보유자들은 집값이 50% 이상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이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로컬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경우 지난 1986년 집값 버블 당시 집값 하락폭은 25%를 기록했고 바닥을 치는데는 4년이 소요됐다.

로스엔젤레스는 1990년대 6년 동안의 조정을 거치면서 21%의 집값 하락을 경험했다. 하와이 호놀룰루는 1994년부터 5년 동안 16% 집값이 하락하며 불황을 겪었다.

컨설팅업체 페르나 어소시에이츠의 니콜라스 페르나 대표 역시 영블러드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최근 주택 지표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아직도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월가에서 가장 신뢰하는 주택지표로 거론되는 S&P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라스베가스의 부동산 가격이 내년까지 22% 추가로 하락할 것을 반영하고 있으며 로스엔젤레스 역시 24% 이상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신용위기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집을 사려했던 사람들도 추가 하락을 예상하며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막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피기 위해서는 주택가격과 소득과의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역사적으로 주택 가격은 연봉의 4배 정도에 형성됐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면서 주택 가치가 왜곡되기 시작됐으며 이는 다시 정작 실수요자들이 집을 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집값 급락에도 불구하고 로스엔젤레스의 평균 집값은 소유자 연봉의 22.7배에 달하며 평균적으로 10%대 후반을 나타내고 있다.

영블러드 애널리스트는 집값이 추가로 40% 이상 하락해야 비로소 주택 가격과 연봉 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 악화까지 겹쳐...'바닥 다지기' 주장도=최근 미국 고용시장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비관적으로 바뀐다. 미국 전역의 평균 실업률은 5%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의 일부 도시에서는 실업률이 두자릿수로 올라섰다.

건축과 원자재 등 주요 산업이 대부분 부동산 시장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의 악화가 고용시장에 타격을 입히고 이는 다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한편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락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내셔널 시티 코프의 리차드 드카세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단기에 크게 하락해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수준으로 빠졌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중간 주택가격은 20만4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모기지금리가 6%대라는 사실과 연평균 가구 소득이 5만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소득의 23.2%를 부담하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라베쉬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5년 동안 집값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50% 하락 전망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