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호황기를 누리며 '잃어버린 10년'을 뒤로 하고 살아나는 듯 했던 일본 부동산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임대료의 고공행진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인해 현재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분석했다.
일본 부동산 협회(JERI)의 유지 히로타 국제 평가 부문 책임자는 "6개월 전까지 땅 값과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했으며 공실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가을쯤부터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여파로 모든 것이 뒤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몇개월간 부동산 개발업체와 금융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시들해지고 있다.
임대료에 대한 동향이 아직 공식적으로 나와있지는 않지만 도쿄 상업지구의 공실률은 작년 12월 2.65%에서 올 5월 3.29%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JERI가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도쿄의 비즈니스 중심 구역인 오테마시의 A급 오피스 빌딩에 자본화 비율은 5년만에 처음으로 약간 상승했다. 신문은 이같은 자본화 비율 상승은 주택 가격의 상승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쓰비씨 부동산 관계자는 "작년 이때쯤 가격대는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였으나 최근 금융협회에서 대출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현재 부동산 시장의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근 부동산 대출에 대한 금융협회 태도의 두드러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터지기 전부터 금융협회와 외국계 은행들은 실제로 대출을 통제해왔다. 특히 부동산 투자자들은 외국의 금융협회로부터 대출에 제한을 받았다며 JERI의 히로타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심지어 일본 은행업계 역시 부동산시장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메가뱅크중 하나인 미즈호은행의 대출 규모는 6% 감소했다.
또 JERI의 연구발표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자들의 비율이 작년 자료에서 발표한 90%에서 올해 80%로 하락했다.
한편 공실율이 올라간다 해도 여전히 도쿄 등 일부 주요 지역의 공실율은 낮은편이고 사무실 임대료는 몇년 전에 비해 더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의 임대료 평균은 전년 대비 11% 급등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미쓰비씨 부동산 관계자는 "중심지에 새로 지어진 빌딩의 경우 몇개의 층이 3.3평방미터당 8만엔(약 80만원)의 값을 매기고 있다"며 "이것은 몇년전까지만 해도 3.3평망미터당 5만엔이었던 것의 두배에 가까운 가격이다"고 말했다.
도쿄 무디스(Moody's)의 신수케 타니모토 분석가는 "올해 됴쿄의 신규 오피스 공급의 제한으로 수급은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쿄 오피스시장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침체기를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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