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던 '9월 위기설'이 잦아들면서 대출금리도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대출 금리가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내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3년물 AAA등급 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7.29%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들어 11일 현재 6.98%로 다시 낮아졌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지난 2일 5.97%에서 12일 현재 5.68%로 하락했다. 위기설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국내 금융시장이 11일을 전후로 안정을 되찾으면서 채권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준금리인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크게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이번 주 3년 고정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7.74~9.24%로 전주 대비 0.20%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월14일 0.21%포인트의 낙폭을 기록한 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외환은행은 이번 주 주택대출 금리를 전주 대비 0.12%포인트 떨어진 7.97~8.67%로 고시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도 12일 현재 전주 대비 0.17%포인트와 0.16%포인트 낮아진 7.80~9.40%와 8.08~9.28%를 기록 중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는 6.55~8.05%로 지난달 25일 이후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6.69~7.99%로 4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 중이며 신한은행은 6.59~8.19%로 지난달 19일 이후 변동이 없다.
변동형 주택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8월13일 5.78%에서 14일 5.79%로 0.01%포인트 오른 뒤 한 달 넘게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대출 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데다 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채권금리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며 "다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인한 은행권의 신용 리스크가 남아있어 은행채 및 CD 금리의 하락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대출금리의 향후 변동 가능성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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