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허리케인 만큼이나 거대한 이슈들을 앞둔 미국증시는 어떻게 흘러갈까.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신용위기 사태에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여기에 주요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미국증시 투자자들에게는 지난 주말 비상이 걸렸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절차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실낱같던 희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크트리 애셋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두가 리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4일 보도했다.
허리케인 역시 투자심리에 족쇄를 채울 전망이다. 허리케인 '아이크' 피해 우려로 지난 주말 미국 휘발유 가격이 하루 사이에 갤런당 6%가 넘게 오르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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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먼 사태와 FOMC 등 미증시가 굵직굵직한 이슈를 앞두고 있다. |
허리케인 아이크는 지난 주말 텍사스주를 강타했으며 이날까지 모두 2000여명의 주민들이 구조됐다.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단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한주간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1.9% 올랐고 S&P500이 0.8%, 나스닥이 0.2%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리먼 사태만 처리된다면 증시가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을 옭아 맸던 거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베어스턴스와 패니매, 프레디맥 등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에 이어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해결될 경우 이는 선제적인 조치로써 금융시장에 미치는 연쇄작용이 제한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출현하고 있다.
윈드햄 파이낸셜 서비스의 폴 멘델손 수석 투자전략가는 "베어스턴스와 '빅2', 리먼은 모두 잠재적인 연쇄작용을 막는 것에 집중돼야 한다"면서 "도미노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지만 연쇄작용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베어스턴스 사태가 일단락됐을 때 증시가 2개월 반동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이번에는 시장분위기 자체가 다르다고 지적한다. 이번에는 지난 3월 베어스턴스 사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파블릭 CIO는 "리먼 문제가 해결되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더욱 큰 그림을 봤을 때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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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리케인 아이크의 향방에 관심이 쏠려 있다. |
16일 FOMC를 앞두고 있는 연준의 결정도 관심거리다. 전문가들은 현재 2%인 연방기금목표금리가 동결될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최근 유가가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연준이 이르면 연내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연준이 FOMC 이후 발표할 성명문 내용에 대해 증시가 민감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리먼의 파산 절차 진입에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가운데 16일 골드만삭스와 17일 모간스탠리의 실적 발표 결과가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지표로는 16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주목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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