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하락땐 자금이탈 가능성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CMA(종합자산관리계좌)가 투자대상인 채권값이 하락하면서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CMA는 증권사가 얻는 실익은 적지만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그러나 금융불안 여파로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는 실익 없이 부담만 큰 상황에 빠진 셈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CMA 잔고는 32조8079억원으로 이 가운데 채권금리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상품이 64.6%인 21조1864억원에 달했다.
RP형 잔고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동양종금증권으로 3조2956억원에 달했고 이어 한국투자증권 2조8906억원 우리투자증권 2조5347억원 미래에셋증권 2조4322억원 현대증권 2조2255억원 순이었다.
고객이 맡긴 자금을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국공채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CMA는 수익률이 은행예금보다 높은데다 자유입출금과 자동납부 이체서비스도 가능해 2006년부터 가입자가 급증했다.
CMA는 RP형과 머니마켓펀드(MMF)형 종금형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RP형은 우량 회사채와 국공채 은행채를 비롯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채권금리가 오를 경우 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증권사마다 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클 수 있지만 최근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RP형 CMA 비중이 큰 증권사가 상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다.
25일 기준으로 7월말 대비 통안채 3개월물 금리는 5.28%에서 5.41%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3년 만기 국공채는 5.80%에서 5.93%로 0.13%포인트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RP형 CMA를 통해 떠앉은 채권이 많아진 만큼 채권값 하락에 따른 손실이 커지면서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RP형 상품은 단기자금 운용을 위해 가입한 고객이 많아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자금이 일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RP형 상품과 관련한 채권에 대해 대부분 헤지를 걸어놔 실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금리 변동에 따른 헤지를 하지 않은 회사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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