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C, 한화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 계열사 매각설
한화 측 “충성스런 계열사들... 말도 안 된다” 일축
한화가 최근 한화L&C, 한화리조트, 한화갤러리아, 한화빌딩 같은 계열사 매각설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은 한화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이들 계열사들을 2년 내에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화 측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일부 전문가들 역시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장일형 “계열사 매각? 어불성설”
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가격은 대략 6조원대.
한화컨소시엄의 주력인 한화석유화학은 이미 지난 2001년부터 쌓아온 수익으로 2조원 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이미 확보한 상태며 추가로 한화는 비상장사인 대한생명과 한화건설 등에 대한 기업공개로 3조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화는 자체컨소시엄에 포함된 하나은행, 농협, 외환은행 등 금융권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최대 2조원 가량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도 내놓고 있다. 여기에 한화는 전략적 투자자들로부터 추가로 1~2조원 가량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단순 금액상으로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는데 하자가 없어 보이나 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을 맞았다는 측면에서 한화의 자금조달 계획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최악의 경우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그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한화가 일부 계열사 매각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설이 무게 있게 거론됐다. 결과적으로 ‘우려’가 ‘설’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일형 한화 부사장은 “한화그룹이 3개 은행(하나, 농협, 외환)에 제공할 담보물건 중에는 단 1개 계열사의 일부 주식이 포함돼 있을 뿐”이라면서 “한화 L&C 주식, 한화빌딩 2곳, 한화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을 통째로 신디케이트론의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한화가 마련한 대우조선해양 중장기 비전 |
◆ “국민연금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는데...”
장 부사장은 “이마저도 차입을 위한 단순한 담보제공일 뿐이며 계열사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면 진작 직접 나섰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 그룹 관계자는 “한화에 충성스런 계열사를 다 팔아치우면서 까지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현재까지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확보된 자금만 해도 4조5000억원 가량 된다.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대생 지분매각분 까지 고려하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시장금액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우리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대우조선 본입찰(13일) 직전 1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계획을 밝힌 국민연금은 당시 인수희망업체인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화와 컨소시엄을 구성치 않는 대신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후 컨소시엄 제의가 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바 있다.
이는 국민연금과 한화가 파트너가 될 개연성이 남아있다는 방증이자 한화의 계열사 매각설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관련해 국민연금 한 관계자는 “아직 한화로부터 컨소시엄 참여 제의를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한화 측으로부터 제의가 오면 내용을 검토해서 참가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그 가능성을 열어 놨다.
◆ “한화, 인수자금 부담 크지 않을 것”
한화 측의 입장을 뒷받침 하듯 증권가 일각에서는 한화의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 인수가액을 6조원이라고 가정할 때 한화그룹이 부담할 인수자금은 대략 4조원정도”라면서 “한화가 인수자금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한화는 대한생명 보유 지분 21.3%를 매각해 1조5000억원을 조달하고, 현금을 1조원 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1조7000억원(추정치)은 차입을 통해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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