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급결제 서비스 개시의 주요 쟁점인 가입비 문제를 두고 은행권과 증권업계가 차츰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망 가입비 문제가 증권사의 지급결제 서비스 시행에 걸림돌로 작용했으나 양측이 가입비를 줄이지 않되 나누어 내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지급결제망을 관리하는 금융결제원은 참가를 원하는 증권사에 대해 자기자본 1조 원 이상의 A그룹은 연간 273억~291억원, 자기자본 5000억~1조 원 미만의 B그룹은 191~226억 원, 5000억 원 미만의 C그룹은 173~209억 원의 참가비를 제시했다.
31개 증권사가 평균 200여억 원(소형증권사 173억 원, 대형사 291억 원)씩, 총 6448억 원을 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증권업협회는 증시가 폭락해 증권사들이 어려워하고 있는데 가입비가 너무 비싸 중소형사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대형사와 중소형사에 각각 10%, 30% 할인을 요구하며 은행권 및 금융결제원과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은행들이 "가입비를 절대 깎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시중은행들은 자동화기기 운영에 연간 1조5000억 원이나 들기 때문에 연간 참가비 200억 원은 높은 수준이 아니며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할인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증권사들의 가입을 전제로 이미 450여 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전산시스템을 구축해놨기 때문에 이 자금에 대한 부담도 덜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증권업계가 가입비를 줄이지 않는 대신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 용의가 있다고 타협안을 제시했고 은행권이 증권업계의 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납 기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증협 관계자는 "대형사는 10%, 중소형사는 30% 가입비를 할인하되 5년에 걸쳐 분납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은행권이 수용하지 않았다"며 "할인할 수 없다면 10년 분납 안만은 반드시 관철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할인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지만 타협안으로 4~6년 분납 안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출범하는 다음달 4일까지는 양측이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타협안은 오는 22일 11개 은행이 참가하는 금융결제원 회의에서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안건은 각 은행 부서장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거쳐 은행장들이 참여하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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