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 경기침체 희생양 1순위
여성고용 상황 , 남성에 비해 악화
#당진에 계신 부모님을 떠나 서울에 취직해 자취생활 3년차인 강씨(26).
불경기로 인해 부는 감원바람에 2008년 마지막 날 회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해고 통지를 받았다. 부양가족도 없고 연차도 낮은 강 씨가 해고 1순위였던 것이다.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과 오붓한 설 명절을 쇠고 싶었지만 올 설에는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내려가지 못했다. 퇴직당한 자신의 상황을 알릴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부모님께는 하루빨리 새 일자리를 구해 사실은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했다고 말할 참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싱글 맘으로 식당일을 하며 8살배기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오씨(37).
한달 100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이었지만 딸 아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끼던 오씨는 최근 자신이 일하던 식당이 매출부진으로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가 됐다.
오는 3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위해 예쁜 책가방이라도 사주려면 새 직장을 구해야 할 텐데 경기침체 탓인지 오씨를 원하는 일자리는 그리 흔하지 않아 막막하기만 하다.
◇여성 경제참여, 고용률 모두 ‘하락’
전대미문의 경기 침체 속에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의 일자리가 줄고있다.
성별을 떠나 경제활동 참여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고용상황은 남성에 비해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남녀 전체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0.4%로 11월보다 1.4% 포인트가 하락해 경기침체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11월 73.7%에서 12월 72.5%로 1.2% 포인트가 낮아진 반면 여성은 11월 50.4%에서 1.6% 포인트가 하락한 48.8%로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성 고용률도 작년 12월 47.5%로 11월보다 1.7% 포인트 낮아졌다. 이 또한 지난해 9월 49.2%, 10월 49.4%, 11월 49.2%를 기록했다가 12월에 급락한 상황이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비정규직에서 높은 비율을 보이는 여성인력을 우선적으로 감축하는 분위기와 더불어 자영업체의 부도가 속출하면서 여성들의 일손이 많이 필요한 식당 등 단순 일자리마저 사라지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대책에도 여성일자리 감소 ‘예견’
경기침체에 여성들의 일자리가 가장 먼저 큰 타격을 받고 있어 정부가 여성 일자리 보호 및 창출 대책 마련을 위해 나섰다.
정부는 올해 여성 일자리 확대와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 교육 및 취원 지원을 위해 780여억원의 예산 중 60%인 470여억원을 상반기에 집행할 계획이다.
경력 단절 여성의 직업훈련과 취업 지원 중심 기관인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산업단지 인근에 50개 지정해 중소기업 취직을 유도하기로 했다.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운영하는 대학에 대한 지원도 올해 20개 대학으로 늘리고, 중장년층 여성들이 사회 서비스와 정보화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직업 훈련 과정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는 고용시장 마저 꽁꽁 얼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여성 일자리는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나 기자 h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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