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차원에서 인수의사를 조심스럽게 점치는가 하면, 업계에서도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벨기에 인베브는 지난달 말 매각을 주관하는 JP모건과 도이치뱅크 등을 통해 매각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입찰설명서 발송 등 이후 매각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적 입찰참여업체로는 롯데그룹과 어피니티(AEP), 엠비케이(MBK)와 일본 아사히맥주 등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미 롯데가 오비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시각이다. 인수를 위해 계열사를 통한 자금 확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롯데는 오비맥주 인수에 대한 인수자문사를 이번주중으로 선정,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지난달 29일 2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측은 '운영자금과 투자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체 지분가치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오비맥주 인수전에 동원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물론 여러 계열사가 자금 마련에 참여하며 롯데쇼핑도 그중 하나라는 관측이다. 다른 계열사들의 자금마련도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들도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해 9월 1131억원을 마련하는 등 계열사의 자금 마련이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롯데가 오비맥주 유력 인수자로 꼽히는 것은 풍부한 자금과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롯데의 신용도와 자금력은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두산 소주 인수로 소주 사업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롯데가 맥주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롯데의 한 관계자는 “인베브가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 온다면 본격적인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며 “ 외환위기 이우 매물 제안이 오면 롯데가 거론돼 온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가격으로, 최근 분위기상 검토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비맥주는 지난해 여름 외신을 통해 매각추진설이 처음 제기된 이후, 지난달 최대주주인 벨기에 인베브가 매각을 주관하는 투자은행을 통해 입찰 참여업체들에게 매각안내문을 발송하면서 매각이 공식화 됐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에 이어 국내 2위 맥주업체로 4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