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자본확충펀드로 배드뱅크 출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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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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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경영화두는 '위기극복' 해외 리테일 뱅킹 M&A 추진

   
 
이백순 신한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일 "민간 배드뱅크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은행이 자본확충펀드의 도움을 받기 전에 충분한 자구 노력을 펼쳐야 하지만 굳이 지원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간 배드뱅크 설립 시점과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4월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며 "2분기 이후에는 본격적인 부실 자산 매입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올 1분기 실적은 어려울 것"이라며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는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춰 경영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며 "다만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쯤이면 경기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외화 차입 상황에 대해 "단기 자금의 조달 여건은 나아지고 있지만 중장기 자금은 아직도 어려움이 있다"며 "신한은행은 경쟁사에 비해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신한지주가 1조3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했는데 외국인 투자자가 9억달러 가량을 매입했다"며 "할인율 25%로 발행했는데도 실권주가 거의 없을 만큼 '신한' 브랜드에 대한 신인도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임기 내 글로벌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행장은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합병(M&A)할 경우 중복되는 고객이 많아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기업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습득한 리테일(소매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해외에서 리테일 뱅킹 부문에 대한 M&A를 추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지배 구조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재일교포 지분율이 20% 내외이며 종업원 배당 지분이 4~5%, 신한은행에 우호적인 BNP파리바투신 지분율이 8.5% 수준"이라며 "이를 합치면 30%가 훌쩍 넘어 비교적 안정적인 지분 구조를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행장은 최근 은행권에서 대출금리 산정 방식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떠나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건넨 50억원의 용처에 대해서는 "보고 받은 바 없으며 현재 검찰의 확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행장은 이날 오전 옛 조흥은행과의 통합 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해 "그동안 통합이라는 과제에 몰입한 나머지 '신한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장기적 성장보다 눈앞의 이익에 치중하는 단기 성과주의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의 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은 판매해서 안 된다"며 "은행의 자산관리 역량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기업영업과 기업영업에 기반한 CIB(기업금융 중심 투자은행) 모델을 추진해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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