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미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CNN머니는 2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 보고서를 인용해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느슨해진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자금이 늘어나 경기회복이 앞당겨질 수도 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경기가 또 다시 후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강세를 보이던 미 달러화는 최근 약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달 이후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5% 떨어졌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2월 중순 배럴당 32 달러 하던 것이 최근에는 52 달러로 까지 치솟았다. 옥수수와 대두 선물 가격도 전달에 비해 10% 올랐다.
바트 반 아크 컨퍼런스보드 부사장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지나치게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경우 내년에 또 다른 경기침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경기회복 패턴과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더블딥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경제가 1980년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이후 16개월 동안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를 겪은 적이 있다”며 더블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초저금리정책도 인플레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FRB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춰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선물 거래 추이를 보면 대부분의 투자가들 역시 올 하반기까지는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FRB의 정책을 비난하는 이들은 “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FRB는 금리를 다시 올릴 수밖에 없어 또 다른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셀 머크 머크뮤츄얼펀드 회장 역시 “강력하지만 별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어쩌면 대공황에 직면할 지 모른다”며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 놓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은 여전히 수요 급감으로 디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된 상태일 뿐 인플레이션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존 데릭 US글로벌인베스터리서치 이사는 “달러 약세나 상품가격 상승은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되살아나는 데 따른 부차적 결과”라며 “투자자들은 올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등의 이머징마켓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상품수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어 유가 상승과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당장 더 걱정해야 하는 것은 경제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더블딥을 걱정하기 전에 먼저 회복부터 하고 보자”고 말했다.
존 브래디 MF글로벌 부사장 역시 “임금상승이 동반되지 않는 인플레는 드물다”며 “현재 고용시장을 볼 때 향후 수년간은 인플레가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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